장애인 극단선택 키우는 ‘빈곤-고용차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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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당 67명… 전체 자살률 2.6배… 年 479만원꼴 진료비 등 부담 커


경제적 불안과 고용 차별 등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애인 비율이 국민 전체 자살률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이 발표한 ‘2016년 장애와 건강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6.8명으로 같은 해 전체 자살률 25.6명의 2.6배에 달했다. 인구 10만 명당 장애인 사망률은 2813명으로 전체 사망률 549.4명의 5.1배로 나타났다. 장애인 사망 원인 1위는 암(20.5%)이었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 폐렴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경제 활동 제약으로 인한 빈곤과 고용 시장에서의 차별이 주요 원인이었다. 2017년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 자살 45건을 분석한 결과 58%는 ‘만성적 빈곤과 직장 문제’가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는 장애인은 각각 11.0%, 13.4%로 나타나 정신건강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상태도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 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비율은 24.1%에 불과해 비장애인(42.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위암 판정을 받은 비율은 비장애인의 2배에 달했다.

장애인은 진료비 부담도 컸다.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479만 원으로 국민 1인당 진료비 146만 원의 약 3.3배였다. 만성신부전증 등 신장 장애일 때 평균 2623만 원, 뇌병변 장애인은 평균 878만 원을 썼다. 장애가 있는 노년층의 연평균 진료비는 586만 원으로 2012년보다 약 25%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장애인#고용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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