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 구축, 지금이 적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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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거래소 업비트-빗썸, 대대적 투자-제휴 나서


국내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의 운영사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생태계 확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가격은 최고점에서 폭락했지만 투기 논란이 다소 수그러든 지금이 미래 먹거리를 모색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26일 “향후 3년간 총 1000억 원 규모의 블록체인 관련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자회사인 두나무는 인수합병(M&A), 지분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블록체인과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미래 기술에 투자할 방침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칭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하기로 했고 대표로는 맥킨지, 소프트뱅크, 티몬을 거쳐 현재 두나무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이강준 씨를 내정했다.

두나무는 올 1월 게임에 특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코드박스’에 창립 후 처음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투자처 찾기에 나섰다. 코드박스는 올 상반기(1∼6월) 국내 첫 모바일 ‘크립토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립토 게임이란 암호화폐 ‘이더리움’에 기반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구현된 게임으로 가상의 고양이를 모으는 ‘크립토키티’가 시초다.

두나무의 다음 투자처는 ‘루트원소프트’로 정해졌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월렛(전자지갑)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타트업이다. 두나무 측은 두 투자 건 모두 규모나 확보할 지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빗썸도 하루가 다르게 동맹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말 모바일 증권 플랫폼 ‘증권통’을 시작으로 약 한 달 만에 여기어때, 네이버, 인터파크비즈마켓, 한국페이즈서비스와 잇따라 손을 잡았다. 증권통과 네이버를 통해서는 암호화폐 실시간 시세를 제공하고 숙박앱 여기어때 및 기업 간 거래(B2B) 전문 쇼핑몰인 인터파크비즈마켓과는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26일에 발표한 한국페이즈서비스와의 업무협약은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오프라인까지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설빙, 토다이, 카페드롭탑, 양키캔들 등 전국 6000곳 이상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빗썸은 1월에 위메프와 온라인 결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아직도 실제 서비스는 개시되고 있지 않은 만큼 실제 서비스가 시행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빗썸은 최근 키오스크(무인 안내·결제 시스템)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빗썸은 ‘터치비(Touch B)’ 브랜드를 출시하고 키오스크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가격이 한때 2400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이 26일 기준 930만 원대에 머무는 등 암호화폐 가격과 거래량은 급감한 상태다. 하지만 빗썸 관계자는 “한창 가격이 뛸 때는 시세 변동에만 관심이 쏠렸다면 이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활용 방안에 주목하기 시작한 단계로 보인다”며 “선진국 사례를 참고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두나무 이사는 “일단 블록체인 생태계가 커져야 관련 산업이 나오고 거래소도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며 “향후 거래소를 넘어 관련 산업의 정보 집합소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블록체인#암호화폐#업비트#빗썸#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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