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제약사업 강자 도약”… CJ “글로벌 투자 확대”

  • 동아일보

한국콜마, CJ헬스케어 인수

한국콜마가 CJ그룹의 제약 계열사인 CJ헬스케어를 최종 인수하면서 제약업계의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21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인 한국콜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이사회에서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콜마가 제시한 입찰가는 경쟁사보다 낮았지만 고용 보장 및 복리후생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임직원 1200여 명 모두를 고용 승계할 방침이다.

지난해 제약 부문 매출이 2700억 원에 불과했던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품으면서 한국콜마의 올해 제약 부문 매출은 8000억 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숙취해소 음료 ‘컨디션’ 등을 생산하는 CJ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5137억 원으로 국내 제약업계 10위권에 든다.

한국콜마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의약품 위탁생산에 그쳤던 제약 부문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이사(사진)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콜마가 가진 자원만으로는 제약사업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제약 부문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CJ헬스케어를 인수한 것”이라면서 “CJ헬스케어가 가진 기술력, 영업조직, 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앞으로 회사를 3년 안에 제약 부문 매출 1조 원, 국내 제약업계 상위 5위 안에 들도록 키울 계획이다. 윤 대표는 “향후 제약사업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려 신약 개발에 힘쓸 것”이라면서 “한국콜마가 보유한 화장품 관련 기술, 식품 기술 등을 접목해 건강식품, 차세대 의약품 등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A로 34년 만에 제약산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는 CJ그룹의 향후 사업 방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CJ그룹은 제약 관련 바이오산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앞으로 고부가가치의 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생명과학 바이오산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식품산업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M&A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된 1조3100억 원의 자금이 글로벌 전략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최근 식품 등 기존 사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얻게 될 자금은 바이오와 식품 부문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데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CJ 안팎의 이야기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국 등 식품산업의 본고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제휴를 체결할 수도 있다”며 “CJ가 잘하는 분야, 차별화될 수 있는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베트남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하고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바이오 사업 부문은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사업군이다. 지난해 식물성 고(高)단백 소재 업체인 브라질 셀렉타사를 36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CJ는 이번 매각을 발판 삼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내세운 ‘2020년 그레이트CJ(그룹 매출 100조 원)’와 ‘2030년 월드베스트 CJ(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 달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CJ헬스케어 M&A 소식에 21일 한국콜마 주식은 전 거래일(7만7600원)보다 5100원(6.57%) 오른 8만2700원에 마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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