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평론가 “철수라는 꽃놀이패 쥔 한국gm…시점이 참 묘해”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2월 13일 10시 24분


한국지엠(GM)이 결국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내용의 사업구조조정 계획을 13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GM이 꽃놀이패를 쥐었다”며 한국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한국 GM을 비판했다.

윤 평론가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 이 시점이 참 묘하다. 우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 않은가. 지금 평창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이벤트에 가려져 있을 뿐이지 사실 이거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굉장히 큰 문제다. 관계사·협력사까지 합치면 한 30만 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책 소득 위주의 성장을 주안점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조선·해운 등의 구조조정 여파로 올 1월 실업급여건수가 사상 최대로 올라갔다 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것(GM이)이 포함 된다 그러면 (정부에)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자기들(GM)은 철수라는 어떤 꽃놀이패를 들고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고 할 수 있는 거다. 사실 진짜로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회사는 백기를 들어야 되잖나. 이거는 어떻게 보게 되면 당당하게 요구를 하는 거니까 사실 한국 국민,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유쾌한 일은 절대로 아니라고 할 수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 평론가는 “증자 요구를 받은 산업은행 같은 경우에도 이 회사에 문제가 워낙 많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감사권을 요구해, 경영자료 110건을 요청 했는데 한 6건밖에 제출 안 했다. 불투명한 상황이 지금 계속되고 있는 거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GM의 재정 상태에 대해 “2002년에 대우자동차를 인수했는데 그 이후로 뚜렷한 베스트셀러 카가 없다. 스파크 정도가 있는데 사실 경차라 이윤이 박하다. 나머지 차 같은 경우에는 거의 만년 꼴찌 수준이다. 또 반제품 조립형태로 외국에 수출하는 게 한 85% 정도 되는데 그게 전면적으로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며 “지난해까지 추산하면 한 2조 6000억 정도의 누적 적자가 있는 상태니까 좀비기업이라고 할 수가 있다. 외부의 어떤 부채라든지 도움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GM에 타격을 준 주요 요인에 대해선 “GM은 아주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같은 경우는 완성차 위주로 수출을 하는데 (GM은)반조립 상태의 제품을 외국에 수출 한다. 그런데 2013년~2014년에 걸쳐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가 완전히 철수 했다. 당연히 그쪽으로 들어가는 수출 물량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고. 그 대안으로 러시아에 공장을 차려 공략했는데 2014년도 금융위기 이후 루블화가 폭락하는 바람에 러시아 시장도 완전히 죽어버렸다. 그 다음 내수시장의 부진 등이 합해지면서 이런 적자가 가중됐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일자리가 걸려 있으니, (지원에 대해)먼저는 경영 투명성이 전제 돼야 하는 거고 두 번째는 이 회사의 미래 성장,가능성, 가령 전기차라든지 아니면 미래의 자율차라든지 아니면 연구 개발을 어느 정도 한국에 준다든지 하는 걸 고려 해야 한다”며 “어떤 보완책을 강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지원은 사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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