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부동산 → 비트코인’ 2030 흙수저들의 목돈 만질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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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동산 → 비트코인’ 2030 흙수저들의 목돈 만질 기회?

#2.
박모 씨(28)는 9급 공무원입니다. 한창 행정업무를 배우고 익힐 지난해 임용된 신입이죠.
하지만 그가 ‘열중’하는 곳은 바로 ‘코인’입니다.
여러 종류의 가상통화(가상화폐)를 통칭하는 단어인 코인.
박 씨는 거의 ‘코인 좀비’입니다.

#3.
그는 ‘코인 단톡방’ 4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들여다보죠.
거래소에 접속해 실시간 가상통화 시세도 확인합니다.

#4.
지난해 5월 그는 마이너스통장에 있던 1000만 원으로 가상통화에 투자했습니다.
하루만에 600만 원을 잃었죠. 6개월 후 손실은 7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10일 현재 박 씨의 수익은 약 5000만 원.
9급 공무원 연봉 (1호봉 기준 약 1888만 원)의 세 배 가까운 돈입니다.
그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가상통화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5.
박 씨뿐만이 아닙니다.
10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에 따르면 이용자의 60-70%가 2030세대입니다.

일확천금을 노린 청년도 있지만 ‘종잣돈’으로 결혼 준비나 내 집 마련 등 ‘목돈’을 마련하려는 사회 초년생도 상당수죠.

#6.
동아일보 취재팀은 현재 가상통화에 투자한 2030세대 10명을 대면 또는 전화로 인터뷰했는데요.
10명 모두 “가상통화는 투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물려받을 재산이 없는 흙수저가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고 입을 모았죠.

이들의 부모, 조부모 세대가 “그래도 부동산밖에 없다”고 말한 것과 판박이였습니다.

#7.
“아파트 사서 부자 되는 건 나에게 꿈같은 이야기다. 리스크(손실 위험)을 각오한 사람 사이 거래라 부동산 투기처럼 남한테 피해 주는 것도 아니다”(지난해 12월 4000만 원 투자해 2500만 원 수익 낸 석모 씨)
“도박과 비슷하지만 진짜 도박처럼 내가 100만 원 벌면 남이 100만 원 잃는 건 아니다. 오히려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게 만드는 이 사회가 문제다”(지난해 말 50만 원을 투자해 20만 원 손실 본 허모 씨)

#8.
이들이 가상통화 투자에 뛰어든 건 주변에 넘쳐나는 성공담 때문인데요.
이들 역시 ‘인생 역전’을 꿈꾸지만 올인할 투자자는 없었죠.

중소기업 5년 차 회사원 권모 씨(34.여)는 가상통화에 500만 원을 투자해 1년 만에 약 1억 원을 벌었습니다. 덕분에 월세 50만 원짜리에서 전세금 1억2000만 원짜리 원룸으로 이사할 수 있었죠.
수익률 500%를 기록하며 5600만 원을 번 장모 씨(30)도 “결혼자금 마련하느라 자동차는 생각도 못했는데 코인 덕분에 소형차를 샀다”고 말했습니다.

#9.
“주식은 정보 비대칭, 부동산은 자본 불평등이 발생하지만 코인은 ‘동전 값’으로 ‘지폐’나 ‘수표’를 벌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이고 평등한 투자 수단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도 오히려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최모 씨)

이들은 ‘가상통화는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안전한 투자를 위한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원본ㅣ이지훈 기자·윤솔 기자
사진 출처ㅣ동아DB·뉴시스·FLATICON·Pixabay
기획·제작ㅣ김아연 기자·김채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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