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10명중 7명이 ‘나홀로 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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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직원없는 자영업자 413만”

적은 종잣돈으로 종업원 없이 ‘나홀로 창업’하는 자영업자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상당수가 자영업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 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자영업 종사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직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자영업자는 413만7000명으로 2년 전(402만6000명)보다 11만1000명 늘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같은 기간 3만6000명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을 차지한다. 국내 자영업 대부분이 영세 규모를 면치 못한다는 뜻이다. 비임금 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무급으로 가족의 자영업을 돕는 근로자를 뜻한다.

나홀로 자영업자 대부분은 소자본으로 어렵게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최근 2년 이내를 기준으로 2000만 원보다 적은 돈으로 창업한 자영업자가 전체 신규 자영업자의 50.3%다. 2015년보다 4.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2000만 이상∼1억 원 미만으로 창업한 비율은 37.7%로 2년 전(43.7%)보다 6%포인트 줄었다. 500만 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창업하는 자영업자도 10명 중 3명꼴이었다.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창업자금 규모는 뒷걸음질친 것이다.

사업 시작에 앞서 준비하는 기간도 길지 않았다. 신규 창업자 중 사업 준비 기간이 1∼3개월인 창업자는 전체의 52%에 달했다. 6개월 미만으로 넓히면 73.7%를 차지했다. 일자리를 잃은 뒤, 혹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어려운 사정에도 급하게 창업을 택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60대 이상 고령층 비임금 근로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60대 이상 비임금 근로자는 201만2000명으로 2년 전(187만1000명)보다 14만1000명 늘었다. 다른 연령대는 모두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급속한 고령화로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민연금 등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생계가 불안한 게 큰 원인으로 꼽힌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었는데 이 실업자들이 자영업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신규 창업자가 늘면서 자영업이 점차 영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자영업자#소자본#비임금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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