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앞장섰던 中 수출입 검역국… 한국 中企 짝퉁방지 기술 보고 “합작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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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드, 홀로그램 기술 수출 협약

중국 수출입 검역국과 9월 20일 ‘짝퉁’ 방지 기술 수출 협약을 맺은 최경군 아이시드 대표(오른쪽)가 검역국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아이시드 제공
중국 수출입 검역국과 9월 20일 ‘짝퉁’ 방지 기술 수출 협약을 맺은 최경군 아이시드 대표(오른쪽)가 검역국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아이시드 제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최근 해빙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이 중국 수출입 검역국에 ‘짝퉁 방지 기술’을 수출키로 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검역국은 그간 일부 한국 제품들에 통관을 불허하거나 지연하는 등 보복 조치에 앞장선 것으로 인식돼 왔는데, 한국 기술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국내 홀로그램 인증 기술 기업 아이시드(ISID)는 9월 20일 중국 검역국과 ‘위·변조 방지 부양 홀로그램’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아이시드의 독자 기술인 부양 홀로그램 기술은 600개의 변형된 이미지를 겹쳐 제작한 홀로그램 위에 특수 필름을 덮으면 보안 이미지가 공중에 떠오르는 방식이다. 기존의 정품 인증 표지들과 달리 위·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최경군 아이시드 대표(58)는 3차원 입체 영상기술 업체에서 일하며 보안 홀로그램 시장에 주목했다. 이후 자체 개발한 부양 홀로그램 기술을 기반으로 2012년 아이시드를 설립했다. 아이시드는 현재 직원 17명, 올해 연 매출 전망 40억 원가량의 중소기업이지만 부양 홀로그램 제품을 한국조폐공사 등 정부 기관과 대기업 및 중소기업 600여 곳에 납품하고 있다.

아이시드는 지난해 7월 ‘짝퉁’ 제품 검역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중국 검역국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제품 시안 및 자료 등을 보냈다. 중국 검역국은 기존에도 QR코드나 보안 라벨 등을 자체 개발해 적용해왔으나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복제 가능성이 제기돼 안착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1년간 검역국이 아이시드 제품의 위·변조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변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공식적으로 합작 제안을 해온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아이시드의 홀로그램 정품 인증 기술이 중국 검역국 인증 절차에 도입될 예정이다. 한국 제품 중에서도 해당 홀로그램을 부착한 제품들에 대해서는 통관 수수료를 감면하고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내용도 협약에 포함됐다. 최 대표는 “구체적인 납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중국 검역국을 거쳐 들어오는 제품 대부분에 홀로그램 부착이 권장될 경우 매우 큰 성과가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에도 중국 진입 장벽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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