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신흥국 채권 ‘러·브·사·인’ 주목… 환 변동성 주의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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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채권 투자 어디가 좋을까

국내 채권에 투자하자니 마음은 놓이지만 수익률이 아쉽다. 그렇다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에 투자하자니 원금을 까먹을까 걱정이 앞선다. 국내 채권과 주식 그 사이에 해외채권이 있다. 해외채권은 해외 국가에서 발행한 국채에 투자하는 것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는 한 투자금을 날릴 위험은 없다. 다른 금융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원금 손실 위험이 높은 국가일수록 투자 수익은 높다. 선진국의 경우 국채 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와 별 차이가 없지만, 신흥국은 수익률이 10%를 넘기도 한다.

4국4색 ‘러·브·사·인’ 채권


증권사들은 올해 신흥국 채권 중 ‘러·브·사·인’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4개국이 발행한 국채를 일컫는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대표적인 수혜국으로 꼽힌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도 러시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도 예상된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르게 돼 채권 투자의 매력은 더 커진다. 신환종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러시아는 지난 3년여간 저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잘 버텼고, 장기적으로 경제 회복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한다. 현재 러시아 국채 수익률은 7%대 후반이다.

브라질 채권은 지난해 무려 71%의 수익률을 내며 해외채권 투자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신 팀장은 “브라질에서 시장친화적 개혁정책이 진행되고 있고, 추가 금리 하락으로 채권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현재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9%대 후반이다. 무엇보다 브라질과 한국 양국의 조세협약에 의해 해외채권 중 유일하게 이자 소득이 비과세되는 점이 장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유가 하락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사우디가 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서 전 세계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원금 손실 위험이 작아 수익률은 3%대로 낮은 편이다. 현재 유안타증권과 신한금융투자증권이 사우디 10년 만기 국채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소 판매액이 각각 5만 달러(약 5700만 원)와 20만 달러나 된다.

인도는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이 대승을 거둔 뒤 화폐개혁 등 경제 구조개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속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인 데다 기준금리 인하도 예상된다. 인도 채권의 수익률은 6%대다.

이자소득세, 환율 따져보고 투자해야

해외채권 투자 수익률은 이자(표면금리) 수익과 환차익, 채권 가격 등으로 구성된다. 이자가 높더라도 환율이 불리하다면 투자 수익은 떨어진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환 변동성이 커 투자 시점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채권의 경우 원-헤알 환율이 350원 이하일 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해외채권에 투자해 이자 소득을 얻으면 15.4%(지방소득세 포함)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이자 소득이 다른 금융 소득과 합해 연간 2000만 원이 넘는 경우 다른 종합 소득과 합산해 별도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다만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에 투자할 경우 분리과세 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장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채권#해외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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