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사진)은 23일 “기업으로 치면 수은의 대주주는 정부인 만큼 차기 행장은 정부가 정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내·외부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최고의 전문가가 수은을 이끄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행장의 임기는 3월 5일까지다. 평소대로라면 안팎으로 오르내릴 법한 차기 행장 하마평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쑥’ 들어간 상태다. 그 대신 수은 임직원 사이에는 IBK기업은행처럼 내부 임원의 행장 선임을 바라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크다.
이 행장은 “증권사, 시중은행 등 금융권 곳곳을 경험해본 저도 수은에 온 뒤 상당히 놀랐다”고 회고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큰 비용이 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수은의 정책금융 역할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경제는 거의 전시 상황이니 최소한 저보다는 나은 전문가가 (행장을) 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은은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창립 40년 만의 첫 적자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 행장은 “조선, 해운업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다. 불황은 이제 막바지니 거적을 뒤집어쓰고라도 혹한을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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