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 멈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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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32주간 오름세
11월 정부규제 발표따라 재상승-추가하락 갈릴 듯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식을 줄 몰랐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투자 열기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32주 동안 이어온 오름세가 멈췄고, 강남권 일부 단지는 호가가 2000만 원 이상 떨어졌다.

 28일 부동산114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24∼28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였다. 올해 3월 둘째 주 이후 32주간 지속됐던 재건축 매매가의 ‘상승 랠리’가 주춤해진 것이다.

 서울 재건축 매매가는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된 올해 2월 일시적인 내림세를 보인 뒤 3월부터 상승세를 탔다. 9월 넷째 주에는 역대 주간 상승률로는 최고치인 0.90%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10월 전국의 평균 주택 매매가 상승률이 1.03%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할 때 폭발적인 상승세였다. 하지만 정부가 서울 강남권 청약시장 규제 가능성을 언급한 지난주(0.10%)부터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송파구가 각각 0.02%, 0.03% 하락했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2월 셋째 주(―0.03%) 이후 35주 만이다. 강동구 서초구 매매가는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상승률이 각각 0.03%, 0.04%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3일 발표될 주택시장 규제 방안에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강경책이 담길 경우 서울 재건축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재건축 시장이 실수요보다는 투자 수요에 의지해 왔기 때문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지던 ‘매도자 우위’ 시장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주택 경기 활황에 힘입어 영업 실적이 개선됐던 건설사들도 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매출액 기준 국내 5대 건설사는 3분기(7∼9월) 모두 영업흑자를 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저유가로 중동 등 일부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한 영업 손실을 국내 주택 부문에서 만회했다”며 “살아나던 주택 시장이 냉각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천호성 thousand@donga.com·구가인·주애진 기자
#재건축#아파트#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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