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귀’도 반했네 초고음질 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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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스마트폰-스피커업체 공격적 시장 확대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2016 벅스 모파이쇼’ 행사장.

 귀를 감쌀 정도로 큰 헤드폰을 착용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음원업체 벅스와 음향기기 제조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초고음질 무손실(FLAC) 음원 서비스’를 다양한 이어폰, 헤드폰 등으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관람객 1700여 명이 다녀갔다. 행사에 참여한 직장인 이석제 씨(33)는 “FLAC 음원으로 협주곡을 들으니 악기마다 각각의 고유한 색깔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 고음질 음원만 골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고음질 음원 시장이 대중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음원업체들은 이에 맞춰 FLAC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기자는 이날 행사장에 놓인 대당 500만 원 상당의 야마하 스피커 4대 앞에 앉아 영화 위플래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FLAC와 MP3 파일을 번갈아 들어봤다. 저음에서 FLAC 음원은 가슴을 때리고, 고음에서는 머리끝을 찌르는 느낌이 났다. 반면 MP3는 드럼 소리가 멀게 들렸고, 생동감이 떨어져 졸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FLAC의 정보 전송량은 약 1024킬로비트(Kbps·초당 킬로비트)로 MP3(약 128Kbps)보다 8배 많이 전송할 수 있다. FLAC는 이처럼 더 많은 음원 정보를 담고 있어 입체감이 느껴지는 반면 MP3는 그만큼 음원 손실을 입기 때문에 소리가 상대적으로 평면적으로 들린다는게 벅스 측 설명이다.

 벅스에 따르면 2016년 10월 현재 벅스 모바일 앱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5%가 FLAC이다. 이용자 기준으로 전체 청취자 100명 가운데 19명이 고음원 서비스를 사용한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음원업체들은 고음원 서비스를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멜론, 벅스, 지니 뮤직, 엠넷 등 국내 ‘빅4’ 음원업체는 2013년 7월부터 FLAC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빅4 음원업체의 FLAC 음원수는 약 1000만 곡으로, 전체 음원(약 4200만 곡)의 4분의 1 수준으로 올라섰다.

 고음원 청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음향 및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스피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리버는 2012년 10월 고음질 음원 재생기 ‘아스텔앤컨’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70만∼400만 원이 넘는 고가인데도 반응이 좋아 최근까지 10여 개의 상품을 내놨다.

 LG전자는 미국 고성능 오디오 칩셋 제조업체와 손잡고 프리미엄 휴대전화 단말기 V20에 스마트폰 최초로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탑재해 원음 가깝게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덴마크 명품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O)과 함께 만든 이어폰도 제공한다.

 이정제 야마하코리아 음향기기영업그룹 차장은 “고음원을 즐기려면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이나 스피커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며 “고음질 음향기기 대중화로 FLAC 음원을 즐길 수 있는 헤드폰도 10만∼30만 원대면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음원#음질#f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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