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가공하는 ‘브로커 업체’도 대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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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후진국’ 한국]
금융기록 등 수집 맞춤형 마케팅… 美 팔란티르社기업가치 17조원

해외 산업계에서 빅데이터(문자 수치 영상 등 대규모 데이터)는 수익 창출의 보고(寶庫)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나 금융권의 위탁 사업부터 기업의 맞춤형 마케팅까지 빅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넘치면서 원본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 거래하는 데이터 브로커 시장도 활황이다.

2004년 문을 연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 팔란티르 테크놀로지는 대표적인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회사다. 팔란티르가 분석하는 데이터의 종류는 과거의 사건 기록이나 통신 기록, 이민·체포·압류 데이터, 금융 거래, 여행 기록 등으로 다양하다.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진 않고 고객사가 가진 데이터를 받아 요청에 따라 가공한 뒤 서비스를 제공한다.

팔란티르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정부 기관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뉴스코프 등 민간 사업자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범죄 수사와 금융서비스 이상 거래 탐지 등 광범위한 분야로 사업을 넓혀 지난해 1월 기준 150억 달러(약 17조67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마케팅 시장에서도 빅데이터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2008년 타깃 마케팅에 특화된 블루카이는 트위터와 포브스, 마스터카드, IBM 등 200여 곳의 굵직한 제휴사를 유치했다.

블루카이는 사이트 방문자의 이동 경로와 상품 구매 명세, 인터넷주소(IP주소) 등 정보를 활용해 광고를 희망하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타깃 그룹의 상세 정보를 제공해준다. 물론 이 과정에서 특정 개인을 눈치 챌 수 있는 이름, 생년월일 등의 정보는 빠진다. 개인정보 침해 없이 고객사가 원하는 타깃에만 광고를 보여줄 수 있게 하는 대표적 데이터 브로커다. 블루카이는 2014년 IT 대기업인 오러클에 인수됐다.

이처럼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익명 데이터 활용이 꽤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빅브러더’(감시자)에 대한 우려와 데이터 남용 가능성 때문에 익명 데이터조차 활용하기 쉽지 않다. 김혜주 KT 빅데이터센터 상무는 “데이터 유출 등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은 강화돼야 하지만 익명 데이터의 사용 자체를 무조건 규제하는 상황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빅데이터#규제#데이터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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