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상장 붐 ETN 옥석 가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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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개설된 지 약 1년 반 만에 시가총액이 2조 원을 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증권사들은 커지는 ETN 시장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ETN 기초자산도 원유 등 원자재나 중국 증시에서 전기차, 핀테크, 수자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 21일 ETN 10개 종목 상장…90종 넘어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7종목)과 미래에셋대우(3종목)가 발행하는 ETN 10종목이 21일 신규 상장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은 82종목에서 92종목으로 늘어나게 된다. 2014년 11월 ETN 시장 개설 당시 6개에 불과했던 ETN 종목이 1년 반 만에 약 15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이 새로 내놓는 ETN 7종은 전기차, 2차전지, 핀테크, 수자원, 고령화, 사물인터넷(IoT), 고령화 가정대체식(HMR·Home Meal Replacement)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테마형 ETN’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군에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좀 더 쉽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미래에셋대우가 새로 내놓은 ETN은 기존 원유 투자 상품과 달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을 혼합한 상품이다. 최근 ETN 담당 직원 3명을 신규 충원한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미국 증시의 성장주, 가치주, 대형주,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ETN을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으로 나눠 모두 8종을 상장시켰다. 이어 새로운 ETN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올해 상반기(1∼6월)에 ETN 종목 수가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1일 상장 물량까지 합하면 국내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이 24개 종목으로 가장 많은 ENT을 발행하게 된다. 이어 삼성증권(23개), 신한금융투자(19개), 한국투자증권(9개), 미래에셋대우(7개) 등의 순이다.

○ 실력 있는 증권사 상품 골라야

개설 초기 시가총액 4740억 원이었던 ETN의 시가총액도 올해 2월 말 2조 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말 500억 원까지 늘었다가 최근 300억 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문성제 NH투자증권 Equity파생운용부 차장은 “단타 매매를 했던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거래량이 줄었지만 중장기 투자자는 늘어나고 있다”며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증권사가 주식, 채권, 상품 등 다양한 자산을 기반으로 ETN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테마의 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 공모형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고, 주당 1만 원 안팎의 투자금으로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ETN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파산해도 원금을 건질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망하면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 올해 들어 82개 ETN 중 38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테마의 ETN이라도 수익률이 제각각 다르다. 이 때문에 운용 능력이 뛰어난 증권사의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원유나 원자재 ETN은 선물 투자의 특성상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거래소 ETN시장팀 관계자는 “거래소 공시나 증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자 시점에 ETN에 어떤 종목이 편입됐는지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규상장#etn#상장지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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