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화스와프, 6년만에 재개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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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적절한 때 협의”… 기업 구조조정안 조만간 통보

정부가 한국의 원화와 미국의 달러화를 맞바꾸는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를 추진한다. 미국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다시 체결하는 게 맞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의미가 있다”며 “필요한 시점이 되면 (미국에)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계약 만료로 2010년 2월에 종료됐다.

유 부총리는 “한국이 어려워 미국과 무엇을 해보려 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도 “체결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 해운 철강 건설 등 과잉 공급 업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유 부총리는 “머지않은 장래에 (해당 기업에 구조조정안을) 말할 계획”이라며 “정리할 건 정리해야 한다. 한없이 기다릴 수는 없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과잉 업종 부실기업의 퇴출을 빠른 속도로 추진할 뜻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사업 재편을 위한 법적인 틀이 마련된 만큼 산업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 주도로 부실기업 및 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유 부총리는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유 부총리가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 양자 회동을 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 관계 강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을 계기로 양국 정책금융기관들이 공동 투자를 통해 관련 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유 부총리는 “정치적으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경제는 경제다”라며 “한중 경제 협력이 훨씬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게 양국 간에 공유된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의 경제 보복 우려와 관련해 유 부총리는 “협조 분위기가 된 상황에서 굳이 중국이 한국의 뒤통수를 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4월 중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매년 한 차례씩 양국을 오가며 열리는 회의로, 올해는 중국 측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통화스와프#한국#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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