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Innovation]대산석유화학단지 스팀-수소 거래 年100억원 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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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석유화학회사들이 입주해 있는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다. 현대오일뱅크는 2006년부터 자사 대산공장 인근 석유화학회사들과 공동 배관망을 구축해 스팀과 수소 등의 부산물을 거래함으로써 에너지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석유화학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연료는 고온의 스팀이다. 스팀은 배나 탱크로리로 운반할 수 없어 파이프라인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스팀을 인근 석유화학회사에 저가에 공급해줌으로써 이 업체들의 에너지 생산 비용 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신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회사가 나프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잉여 수소를 도입해 중질유 탈활공정과 고도화공정을 운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부족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이를 통해 연간 10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이후 자체 생산공정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설비 도입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일환으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공장에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 생산시설 일부는 두 개의 설비를 하나로 합친 후 내부에 격벽을 쌓는 방식으로 설계해 적은 에너지로도 두 가지 생산 과정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기존 공정보다 에너지 비용을 30∼40%가량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이 같은 에너지 절감 방안의 원천은 ‘엔지니어그룹 수익개선 발굴 회의’다. 현대오일뱅크 엔지니어들은 평소 10개 그룹으로 나뉘어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수익 개선, 신규 수익원 발굴을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룹별로 채택한 아이디어는 격주에 한 번씩 열리는 회의에서 발표하고 개선 효과가 뛰어난 아이디어는 즉시 현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경영진들이 즉각 의사결정을 한다. 폐열 회수 시스템도 이 회의에서 채택돼 시행한 아이디어다. 현대오일뱅크 엔지니어들은 공장 내 아무리 사소한 부분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늘 고민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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