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이미 상승세… “새로 빌릴땐 변동+고정금리형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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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한국경제 어디로]<3>금융-부동산투자 어떻게 할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오르는 ‘슈퍼 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단숨에 주저앉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추락을 거듭하던 원자재 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6% 하락한 34.95달러에 마감해 35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에 따라 전날 미국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잠시 안도했던 글로벌 증시도 흔들렸다. 18일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통화완화정책 발표에 장중 한때 3% 가까이 치솟았지만 이번 대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1.90%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2.64포인트(0.13%) 내린 1,975.32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1.5% 안팎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국내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 유럽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데다 국제유가 폭락, 중국의 경기 둔화, 신흥국 부채 위기 등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는 만큼 철저히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줄이라고 강조했다.

○ 부동산 시장엔 먹구름… 대출금리 일제 상승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부동산시장엔 악재다. 국내 부동산 수요자의 상당수가 자금을 대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감당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 내년 상반기(1∼6월)의 부동산시장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달 연 2.89∼4.25%에서 현재 연 3.11∼4.47%로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2.97∼4.72%에서 3.06∼4.69%로, KEB하나은행은 3.00∼4.70%에서 3.07∼4.77%로, NH농협은행은 2.86∼4.26%에서 3.05∼4.35%로 각각 올랐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잇달아 오른 것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의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11월(전월 대비 0.09%포인트 상승)에 이미 2011년 8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2, 3차례 더 올릴 예정이라 시장금리는 당분간 오를 것”이라며 “신규 대출을 받을 사람은 변동금리로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혼합형 대출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저금리로 최근 수년간 부동산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 상가,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에 뛰어든 이들이 많았지만 은행 금리가 높아지면 상대 수익이 떨어져 투자 안정성이 떨어지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채권보다는 주식… 원자재 투자 자제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1∼3월)까지는 채권보다 주식에,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김재훈 KDB대우증권 테헤란밸리지점 PB팀장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계속 오르면 채권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채권은 가격 변동성이 커지므로 비중을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질 때까지 원자재 투자는 자제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면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행돼 아직 상환되지 않은 원유 DLS 2조2500억 원어치 가운데 약 1조 원어치가 원금손실(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DLS 대부분이 2016, 2017년에 만기가 돌아오는데 그때까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해외펀드처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는 투자 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이상훈·주애진 기자
#미국#금리인상#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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