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세일기간에 초대형 출장판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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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재고소진-수수료 절감”… 컨벤션센터 빌려 ‘블랙 쇼핑데이’
현대百은 의류 최대 70% 할인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서 백화점들이 특단의 재고 소진 방안을 내놓고 있다. 아예 백화점을 떠나 외부에서 ‘출장 판매’를 하는 백화점도 등장했다. 외부에서 팔면 백화점 판매수수료의 틀을 깨고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백화점은 10∼12일과 17∼19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컨벤션센터 세텍 제3전시관에서 초대형 쇼핑 박람회인 ‘블랙 쇼핑데이’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생활가전, 식품, 해외명품, 잡화, 골프용품 등 300여 개의 협력사가 참여해 150억 원어치의 상품을 싸게 팔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점포 인근 롯데호텔에서 할인 행사를 벌인 적은 있지만 외부 컨벤션센터까지 빌려 출장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19일까지 진행되는 정기 세일 기간에 밖으로 나가는 것도 이례적이다. 봄 정기 세일 첫 3일(3∼5일)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0%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후퇴한 셈이라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백화점에서 행사를 하면 판매수수료를 무한정 낮추기가 쉽지 않아 ‘파격 할인’이 어려웠다”며 “아예 백화점 밖으로 나와서 ‘백화점 가격’의 한계를 뛰어넘어 재고를 소진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협력사가 지불해야 할 판매수수료는 기존 백화점과 비교해 2∼10%포인트 낮게 책정했다. 전시관 대관료와 시설 설치비, 판촉비는 롯데백화점이 맡는다. 수수료 부담을 줄여 협력사들도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행사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게 됐다.

장소가 넓어 참여 기업들도 늘릴 수 있었다. 세텍 제3전시관은 약 3300m²(약 1000평) 규모로 기존의 호텔 행사장 면적인 약 1200m²(약 360평)의 세 배에 달한다. 게다가 11, 12일 옆 전시관에서 ‘웨딩 앤 웨딩 박람회’가 예정돼 있어 롯데 측은 돈 쓸 준비가 돼 있는 예비부부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블랙 쇼핑데이 1차 행사(10∼12일)는 생활가전과 식품 위주로 파는 ‘리빙&푸드 페어’로, 2차 행사(17∼19일)는 해외명품, 잡화, 골프·스포츠·아웃도어 등 패션상품을 총망라해 판매하는 ‘패션 팩토리’로 진행된다.

현대백화점도 10∼12일 서울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에서 의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대형 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봄 날씨가 변덕스러워 안 팔린 재고품을 최대 70% 싸게 판다는 전략이다. 목동점에서는 ‘LF 종합대전’을 열고 LF의 10여 개 브랜드 옷을 50% 싸게 팔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백화점#출장판매#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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