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다저스 투자, 10%이상 수익 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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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우선주 등 최소수익 장치 마련… 가치 상승 따른 매각차익도 매력
5월 말쯤에 계약성사 최종 결론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6일 “정부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운용하는 기관으로서 무모한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6일 “정부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운용하는 기관으로서 무모한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괴물 투수’ 류현진이 활약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구단에 투자하면 앞으로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한국의 국부(國富)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다저스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운용하는 한국의 국부펀드가 스포츠 구단 인수에 나선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어서 수익을 얼마나 낼지, 수익을 확보할 안전장치는 있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6일 서울 중구 퇴계로 KIC 본사에서 만난 안홍철 KIC 사장(65)은 “개별 투자 건에 대해서는 기밀유지협약(NDA)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도 “다저스에 대한 투자계약을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계약 성사 여부는 5월 말쯤 결론 날 예정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1220만 달러(약 131억7600만 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에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적절한 투자인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 KIC를 한국은행에 통합해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논의와 이번 투자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안 사장은 “KIC는 사모(私募) 형태의 투자를 할 때 기대수익률이 연 10% 미만이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계약 과정에서 지분을 ‘누적 우선주’ 형태로 확보해 최소 수익을 보장받겠다”고 했다. 누적 우선주란 흑자가 난 해에 일반적인 배당 외에 적자가 난 기간에 받지 못한 배당을 일정 수준 보전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한은 통합론에 대해 그는 “수익을 추구하는 KIC와 유동성을 중시하는 한은의 외환 관리 방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외환을 운용할 때 드는 비용은 3% 정도로 KIC는 지난해 10.03%로 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다저스 투자의 배경과 관련해 안 사장은 “지난해 8월부터 리서치센터에서 미디어, 스포츠,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사업이 유망하다는 보고서가 지속적으로 나왔고 이후 여러 건을 검토한 뒤 이번 계약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애틀랜타 호크스와 브루클린 네츠, MLB의 시카고 컵스 등에 대한 투자도 검토했지만 계약조건이 맞지 않아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비해 다저스는 지난해 적자를 냈지만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3월 기준 다저스의 가치를 24억 달러(약 2조5920억 원)로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위다. 현 구단주인 구겐하임 파트너스가 2012년 프랭크 매코트 전 구단주에게서 20억 달러에 인수한 지 3년 만에 구단의 가치가 4억 달러 불어났다.

안 사장은 스포츠 구단 인수의 가장 큰 매력으로 가치 상승으로 인한 ‘매각 차익’을 꼽았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구단의 평균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최근 5년간 MLB의 연평균 가치 증가율은 11.5%, NBA는 10.8%,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13.5%였다.

한편 2013년 말 취임한 안 사장은 지난해에 KIC가 주도하고 전 세계 국부펀드와 연기금이 참여하는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를 출범시켰다. 그는 “올해 11월 초 인천에서 열리는 CROSAPF 연차총회에 전 세계 국부펀드와 기관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 협의체가 향후 공공펀드의 다보스포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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