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충북도와 함께 이달 4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 각리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는 중소·벤처기업에 2만9000건의 특허를 개방하고 특허 통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식재산 중심의 상생협력을 통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이를 통해 제조 기술력과 아이디어,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2만9000여 건의 공개특허 지원 위한 ‘IP 서포트존’
LG그룹은 충북센터 내에 특허지원 창구인 ‘IP 서포트존’을 개설해 LG가 보유한 특허 2만7000여 건과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여 건을 무료나 최소 비용으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공개되는 특허는 충북 지역의 특화산업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는 물론 전자, 화학, 통신 분야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미 특허 공유 생태계는 가동되고 있다. 올해 1월 청주시 청원구 소재 에너지수집장치(ESS), 전기차 부품개발 기업인 나라엠텍은 LG의 배터리팩 케이스 기술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자부품, 화장품, 광학코팅 분야에서 4곳의 중소기업이 LG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충북 음성군 소재의 건강·미용 관련 바이오 기업인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은 LG의 주름개선 미백 화장품 원료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특허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관리도 해준다. IP 서포트존에는 특허청의 지원을 받은 특허 전문가가 상주한다. 이들은 입주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을 양질의 특허로 권리화하고, 이 특허가 로열티 수익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해외 기업 등의 특허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언을 제공하는 등 특허 통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특화산업 K뷰티·바이오 집중 육성
충북센터가 위치한 충북은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식물이 집중적으로 재배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LG생활건강을 비롯한 100여 개 화장품 기업이 밀집해 있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생명과학단지 등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들어선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76.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분야에서도 태양광, 2차전지, 수(水)처리 등 1400여 개의 친환경 분야 기업이 모여 있으며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기도 한다.
충북센터는 이런 산업적, 지리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화학, LG하우시스 등 관련 분야 계열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결합해 충북을 ‘K뷰티’와 ‘K바이오’, 제로(0)에너지의 메카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충북 지역의 풍부한 약용작물 자원과 중소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원료 개발에 초점을 맞춰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을 강화한다. 이를 다양한 제품에 연결해 중화권 시장에서 ‘K-뷰티 한류’를 이끈다는 목표다.
또 LG생활건강, 식품의약품안전처, 세명대, 서원대 등과 한방 화장품 원재료 발굴을 위한 ‘약용식물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원료 효능 강화 및 원가 절감을 지원한다.
LG생활건강은 ‘후’, ‘수려한’ 등 한방화장품 히트 상품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에 공동으로 참여한다.
또 LG와 충북센터가 공동으로 중소기업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펀드와 바이오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바이오 멘토단’을 운영한다. 펀드는 LG와 중소기업청이 각각 50억 원을 출연해 총 100억 원으로 구성된다.
개발에서부터 임상실험, 허가와 생산까지 오랜 기간 많은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하는 바이오산업 특성상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디어 마켓’으로 대·중소기업 협력
충북센터에는 새로운 대·중소기업 협력 모델인 ‘아이디어 마켓’이 개설된다. 기술에 대한 지식과 사업 경험이 있는 LG 직원들이 그룹 사내 포털사이트 ‘LG-라이프’에 제안하고 있는 상품 아이디어 중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을 충북센터 내 ‘아이디어 마켓’에 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40여 개의 선별된 아이디어에 대해 지역 중소·벤처기업들과 사업화 논의 과정에 있다. 이 과정에서 충북 오송에 위치한 씨원라이프테크는 줄자가 필요 없이 양손의 손가락에 센서가 부착된 골무를 끼워 거리를 측정하는 ‘골무형 거리측정기’의 사업화를 결정하기도 했다.
15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도 나선다. LG그룹과 충북센터는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과 공동으로 바이오 전용펀드 100억 원 이외에도 미래성장 펀드 300억 원, 창조금융 펀드 150억 원, 동반성장 펀드 450억 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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