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과 불안 사이… 한번 질러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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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3%대 이자’ 위안화 예금 뜨거운 인기
후강퉁 시행으로 관심 더 커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고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서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연 3%대 고금리를 내세워 앞다퉈 위안화 예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위안화 예금은 높은 금리와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 시점에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손실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 위안화 강세 지속 전망 우세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217억 달러(약 23조8700억 원)로, 전체 외화예금(664억1000만 달러)의 32.6%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66억7000만 달러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위안화 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높은 이자뿐만 아니라 만기 시점에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에 앞장서고 있고 후강퉁 등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서 당분간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들이 위안화 정기예금을 출시했지만 최근 들어 국내 은행들도 위안화 정기예금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하이차이나(Hi China) 위안화 정기예금’을 올해 말까지 4억 위안(약 720억 원) 한도로 특별 판매하고 있다. 최고 0.9%포인트의 우대 이율이 적용돼 만기 6개월 상품은 연 3.0%, 만기 1년은 연 3.1%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금액은 제한이 없다.

우리은행도 이달 ‘글로벌 위안화 예금 패키지’를 내놨다. ‘글로벌 위안화 보통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통장으로, 1년간 2000달러 범위 내의 위안화 입출금 거래에 대해 현금수수료를 면제해준다. ‘글로벌 위안화 회전식 자유적립예금’은 최대 36개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추가 적립할 수 있다. ‘글로벌 위안화 회전식 정기예금’은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데 현재 연 3.07%(우대금리 포함)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연 3%대 초반 금리의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을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도 현재 1년 만기에 금리가 연 2.9%인 위안화 정기예금을 개편하거나 신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환율 크게 안 뛰면 비용 만회 어려워

장기적으로 위안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은 무역대금 결제 시 외화자금에 일정 부분 환 헤지를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원-위안 환율은 지난해 6월 위안당 189원에서 올해 7월 초 162원으로 1년 새 14.2%나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연 3%의 금리를 얻더라도 투자자는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

또 원화로 위안화 예금에 가입할 경우 만기 때 ‘원화→위안화→원화’로 두 차례 환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만기 때 위안화 환율이 큰 폭으로 뛰지 않으면 환전 비용과 세금을 만회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일반 예금과 달리 리스크가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여유 자금의 일부만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초저금리#위안화 예금#후강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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