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출신 인재들, 벤처 창업계로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7일 03시 00분


‘조언자’ 대신 ‘액터’로 나선 사람들… ‘요기요’ 나제원-‘리멤버’ 최재호 등
안정적 자리 박차고 가시밭길 선택… 컨설팅업무, 창업과 깊은 연관성
성취 중시 스타트업 특성과도 유사

최근 벤처업계에 컨설턴트 출신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대기업, 외국계 회사로 이직하거나 학업에 복귀하던 이전과 달리 직접 창업을 하거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합류하는 컨설턴트 출신이 부쩍 늘었다. 안정적인 길 대신 실패 위험을 안고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조언자가 아니라 내 생각을 직접 실행하는 ‘액터(actor·실행자)’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음식 배달 서비스 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요기요’를 운영하는 나제원 알지피코리아 대표(32)는 대표적인 컨설턴트 출신 창업가로 이미 두 차례의 창업 경험이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4년 전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컴퍼니’를 그만두고 입사 동기인 박은상 현 ㈜위메프 대표와 함께 소셜커머스 업체 ‘슈가딜’을 창업했다. 창업 이듬해 그는 슈가딜을 ㈜위메프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그는 2012년 5월 다시 독일의 배달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 히어로’의 한국 서비스를 준비하는 팀에 합류했다. 1개월 동안 준비한 끝에 요기요가 탄생했다. 모회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긴 했지만 한국 서비스 기획부터 운영까지 실제 업무는 독자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실제 창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2년 9월 대표가 된 그는 요기요를 현재 월 방문자 수 110만 명이 넘는 음식 배달 서비스 2위 업체로 키웠다.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리멤버’를 만든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 대표(32)도 컨설턴트 출신이다. 딜로이트컨설팅과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5년 동안 근무한 그는 지난해 4월 현재 회사의 개발팀을 만나 드라마앤컴퍼니를 창업했다. 최 대표는 “명함 관리 앱은 컨설팅 회사를 다니면서 구상한 사업 아이템”이라며 “명함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의 링크트인과 같은 인맥 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임은선 푸드플라이(음식 배달 대행) 대표, 박수근 엔비티파트너스(리워드 광고 앱) 대표, 주시현 엠버스(쇼핑 할인 정보 앱) 대표 등 유명 스타트업의 대표를 맡고 있는 컨설턴트 출신 인사는 20여 명에 이른다. 임원급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많아진다.

이처럼 컨설턴트 출신이 벤처업계에 몰리는 이유는 컨설팅 업무의 특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 신사업에 대한 전략과 기획이 컨설턴트의 주된 업무이고 개인의 능력과 성취를 중시하는 문화가 벤처의 특성과 유사한 것. 최재호 대표는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 문제해결을 중시하는 컨설턴트 경험이 벤처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컨설턴트 출신들은 상하 관계가 분명한 대기업보다는 자기주도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벤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이전보다 창업하기 쉬워진 것도 벤처업계에 컨설턴트 출신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정부와 기업들의 창업 지원이 크게 늘면서 좋은 사업 아이템만 있으면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요기요#컨설턴트#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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