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구글, 10년간 모든 특허 공유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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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SW 최강 기업간 ‘형제 동맹’… 미래 기술까지 사실상 공동 사용
삼성-애플 특허갈등 완화계기 기대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하드웨어 분야 1위인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분야 선두인 구글과 향후 10년간 모든 특허를 공유한다. IT 업계의 ‘두 공룡’이 앞으로 상대방의 모든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앞으로 10년간 기존 특허는 물론이고 출원할 특허까지 공유하는 내용의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상 전 분야에서 두 회사가 특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글로벌 IT 기업과 특허를 공유해 왔지만 이번처럼 넓고, 장기적인 차원의 특허 공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합치면 1329억 달러(약 143조8244억 원)에 이른다. 미국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396억1000만 달러, 구글은 932억90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

두 회사의 특허 공유 결정은 파격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경쟁 기업 간 특허 분쟁이 잦은 상황에서 세계 IT 시장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 대표 기업이 현재의 기술뿐 아니라 미래에 개발할 기술까지 서로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IT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계약 기간 중에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높은 수준의 상생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특허 소송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장)는 “두 회사의 특허 공유는 IT 업계의 특허 전략을 소송에서 협력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전자#구글#특허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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