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날개 단 아웃도어, 더 높은 고지를 향해 도약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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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스타일 소비자 만족… ‘테크니컬 라이프’로 공략

기온이 뚝 떨어지고 온 세상이 얼어붙어도 유독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이들이 있다. 아웃도어·캠핑 마니아들이다. 이런 이들이 늘면서 아웃도어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2년 아웃도어 시장 매출액은 5조7500억 원. 5년 전의 2조4300억 원에 비해 2.6배 늘어난 규모다. 시장이 성장하니 업계의 순위 다툼도 치열하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에서 판권을 사 온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수십 개의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포화상태’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올 150개 매장, 1500억 낙관…신규브랜드 약진

‘붐디야다∼ 붐디야다∼.’

중독성 강한 리듬과 가사가 귀에 쏙쏙 박힌다. ‘붐디야다’(Boom De Ah Dah)는 ‘나는 지구를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아프리카어. CF 속에서 등산과 오프로드, 캠핑,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지구촌 사람들이 등장해 부르는 이 노래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익숙한 CM송이다.

타 브랜드와 달리 인류가 가진 태초적인 본능인 ‘발견’을 콘셉트로 해 대중에게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F&F(대표 김창수)가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던지는 메시지도 ’디스커버리와 함께라면 세상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이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CM송과 함께 천편일률적인 아웃도어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F&F는 지난 2012년 7월 미국 논픽션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그 해 9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1∼2년 사이 등장한 다수의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 중 유일하게 메인스트림에 진입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디스커버리는 판매 개시 1년 만인 2013년 말 기준, 매출액 720억 원으로 130여 개 아웃도어 브랜드 중 10위권에 진입하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는 150개 매장 개설에 연매출 15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주요 백화점 10개에 동시 입점하기도 했다. 올봄 시즌에는 80여 스타일 이상의 아이템을 구비한 ‘키즈 라인’을 새로 런칭할 예정이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미래 아웃도어 패션의 감성을 담아 ‘테크니컬 라이프’라는 콘셉트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고 있다. 기술력(테크놀로지)으로 훨씬 더 과학적인 패션의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기존 아웃도어 의류들이 정상에 오르는 극한의 감성에 호소했다면 디스커버리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탐험의 고정을 즐기는 ‘즐거움’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디스커버리만의 차별화된 철학이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등산 ‘필(feel)’ 벗어나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로


아웃도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F&F의 마케팅 전략도 두드러진다. 드라마와 다큐, 주요 예능 프로그램 PPL 등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DISCOVERY 원정대’ 캠페인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콘셉트를 전달하고 있다. ‘DISCOVERY’의 열정을 사랑하는 일반 고객들과 함께 그들의 버켓리스트에 들어가 있을 만한 곳을 실제 탐험하는 것이다.

올 3월에는 필리핀의 플라그 산이 예정이고 분기별 진행되는 캠페인을 통해 한국의 아웃도어들에게 탐험의 즐거움을 전파할 계획이다. 자세한 정보는 디스커버리 홈페이지(www.discovery-expedition.co.kr)에서 1월 28일 이후 확인이 가능하다.

한때는 아웃도어 의류 하면 ‘등산 스타일’로 통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는 스타일에도 과감한 변화를 줬다. 아웃도어 영역이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확산되고 연령층은 넓어지면서 늘어나는 아웃도어 인구만큼이나 다양해진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산과 들 밖에서도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전통적인 ‘등산 스타일’을 벗어나 최신 트렌드인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감성을 더한 점이 눈에 띈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단순한 기능성에서 벗어나 몸의 실루엣이 돋보이도록 라인을 살렸다. 허리를 잘록하게 잡아 주는 디자인은 날씬하고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핏과 디자인 변화는 편안하면서도 멋을 살리고자하는 유행을 반영한다. 폭넓은 층을 타깃으로 만든 만큼 제품 색상과 디자인 역시 밝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가벼운 산행이나 캠핑 등 여가활동은 물론 카페나 거리에서 입어도 자연스럽다. 흑백의 무거운 컬러를 벗고, 선명하고 화려한 색으로 포인트를 살린 의류들이 저마다 개성을 뽐낸다. 그렇다고 겉멋만 부린것은 아니다. 디스커버리의 아웃도어 의류들은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그 진가가 더욱 돋보인다. 입체적인 절개와 세련된 컬러감으로 절개선마다 대조되는 컬러 블록과 핏은 디스커버리만의 기술적 강점이다.

▼ 김창수 대표 인터뷰 ▼
“스마트한 아웃도어로 트렌드 변화 주도”… 테크니컬 라이프스타일 웨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운영 주체인 ㈜F&F 김창수 대표가 강조하는 브랜드의 키워드이자 자사만의 ‘색깔’이다. ‘기존의 빅5와는 차별화된 디스커버리의 독창적인 전략이 바로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을 융합한 테크니컬 라이프’라며 전통적인 등산 스타일을 벗어나 기술과 패션을 담아 낸 고기능성 스마트 웨어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이 커뮤니케이션 도구에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진화한 것처럼, 디스커버리도 기술에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낸 아웃도어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등산, 산악자전거 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그의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철학은 이름처럼 ‘발견(Discovery)’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야외활동에서 그치지는 않고 탐험과 발견의 정신적인 활동이 수반되는 것이 진정한 디스커버리의 정신이라고 강조한다.

가령 낚시를 통해 자연을 즐기는 것 외에도 친구와 우정을 발견하거나, 아내에게서 소녀의 감성을 새롭게 발견했을 때의 느낌이 그것이다. 육체적 활동과 그에 이어지는 정신적인 감동이 바로 디스커버리가 추구하는 정신이라는 것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92년부터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 전개했던 브랜드는 베네통. 문화와 철학을 전달하는 독특한 마케팅기법으로 사업 시작 직후 3년 만에 4배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거둬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 후 여성캐주얼, 유니섹스, 스포츠캐주얼, 골프웨어 등 다양한 패션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패션 업계를 리드해 왔다. 그는 이제 디스커버리를 통해 기술과 스타일이 접목되는 새로운 아웃도어의 패션 장르를 리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패션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진화라고 얘기한다. 지금까지의 패션에는 변화만 있었다면, 앞으로의 패션은 기술을 바탕으로 진화해 가는 시대라는 것이다. ‘스마트 웨어’를 위한 새로운 소재, 새로운 기술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패션의 진화를 주도하기 위한 노력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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