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퀀트롱숏… 쉬&스타일… 좋은 아침 코리아, 이게 다 펀드이름이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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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펀드가입자 500명 조사… “내가 든 상품이름 나도 몰라” 90%
성격 몰라 불완전판매 속출 우려

‘레알퀀트롱숏’, ‘에베레스트’, ‘쉬&스타일’, ‘좋은 아침 코리아’….

시중에서 판매되는 펀드 이름에 들어 있는 문구다. 여러 단어가 복잡하게 결합돼 있어 금융 소비자가 펀드 이름만 보고 어떤 성격의 펀드인지 이해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펀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펀드 이름에 명확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2년 이내에 펀드에 가입한 금융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9.6%에 그쳤다고 7일 밝혔다. 나머지 90.4%는 ‘모른다’고 답했다.

또 ‘펀드 이름을 통해 해당 펀드가 어느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9%에 그쳤다. ‘투자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다’는 응답자도 24%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M사가 판매하는 ‘3억 만들기 ○○○ 증권투자신탁1호(주식)’의 경우 투자위험등급이 1등급으로 위험이 높은 편이지만 펀드 이름만으로는 이런 사실을 알기 힘들다는 것. 이 상품은 정보기술(IT) 및 소비재 분야에 투자하지만 이런 내용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3월부터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펀드를 살 수 있는 ‘펀드 슈퍼마켓’이 열릴 예정인 만큼 펀드의 이름을 개선하지 않으면 불완전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윤성 소비자원 시장조사국 거래조사팀장은 “소비자가 펀드 상품을 선택할 때 가장 기본적인 정보는 펀드의 이름”이라며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투자 대상과 위험도를 펀드 이름에 표기하도록 금융당국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소비자원 펀드#펀드#증권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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