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 롯데쇼핑 사장(사진)이 저성장 추세에 맞춰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전면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신 사장은 1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CEO메시지에서 “지난 34년간 성장을 거듭해오는 동안 외환위기나 카드대란과 같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런 위기를 오히려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전환해왔다”면서 “그러나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재 유례없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위기들이 ‘소나기’였다면 지금 위기는 ‘장마’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의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나기는 처마 밑에서 피할 수 있지만 이제는 우산을 쓰고 비옷을 준비하며 걸어 나가야 한다”며 “과거와 본질적으로 다른 지금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시스템, 마인드를 리셋(reset·재설정)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 소비 시장이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와 급속한 고령화, 소비 트렌드의 변화, 유통 업태 간 치열한 경쟁 등을 꼽았다.
신 사장은 “이미 검증된 시스템이나 사고방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도 새롭게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에서 진정한 혁신은 시작된다”면서 “백지 위에 새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황을 탓하거나 환경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다시 한 번 비상하자”고 강조했다.
신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전체 계열사 대표들에게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해 온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 메시지는 신 사장이 지난해 2월 취임한 뒤 매달 초 전 직원들에게 발송해 온 CEO메시지 가운데 위기의식 수위가 가장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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