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왼쪽)이 2005년 7월 중국 저장 성 투자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당시 부주석)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지난달 중국과 3조3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법인 설립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데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뚝심과 열정이 크게 기여했다고 30일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중국 최대 국영기업 시노펙과 ‘우한(武漢) 에틸렌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 ‘우한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번 사업은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이 체결한 최대 규모 석유화학 관련 합작사업으로 꼽힌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최 회장이 2006년 4월 시노펙의 왕톈푸(王天普) 총경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꼭 필요한 것을 먼저 말해 달라”고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최 회장은 그룹의 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우한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최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외자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프로젝트의 승인을 지연하자 담당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10여 차례 중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 및 시노펙 경영진들을 만나 “SK그룹은 지난 40여 년간 국내외 여러 석유화학 생산 공장을 건설 운영해 온 노하우가 있다”고 설득했다.
사업 구상 이후 계약 체결까지 총 7년이 넘게 걸린 이번 사업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최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 덕분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은 평소 “중국 사업은 30년의 긴 안목을 보고 추진해야 한다”며 “조바심을 내지 말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SK그룹 측이 전했다.
시노펙의 왕톈푸 총경리는 지난달 28일 계약 서명식에서 “이 자리는 최태원 회장의 진심 어린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며 “최 회장이 왔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