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혹도 재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李회장 차명재산 4000억’ 다시 부각… 檢 ‘면죄부 의혹’ 서울국세청 압수수색
박연차 게이트 때 수사했다 중단

검찰이 22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압수수색하면서 2009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차명재산이자 비자금으로 알려졌던 4000억 원의 성격과 행방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울국세청에서 2008년 이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4000억 원 차명재산의 존재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처음 알려진 게 아니다. 21일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한 전 CJ그룹 재무2팀장 이모 씨(44)가 이 회장이 맡긴 차명재산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건에서 불거졌다. 이 씨는 2006년 7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사채업자 박모 씨에게 높은 이율을 약속받고 차명재산 중 170억 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이 씨는 돈도 돌려받고 차명재산이 알려지는 것도 막기 위해 박 씨를 청부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는 법정에서 “내가 관리하던 (이 회장 차명재산)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09년 9월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회장의 재산관리를 맡은 피고인이 관리하던 자금의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른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이 회장이 차명재산 세금으로 17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4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 존재가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당시 국세청이 이 회장의 세금포탈을 확인해 추징하고도 고발은 하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그동안 ‘국세청이 이 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배경에 뭔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검찰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이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가 덮은 적이 있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박연차 회장을 위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동시에 천 회장이 이재현 회장을 위해서도 같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수사했다.

당시 이 회장은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았지만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하면서 모든 수사가 중단됐다. 결국 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검찰이 천 회장의 CJ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다시 수사하는 것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CJ#세무조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