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고소한 면발… 화끈한 국물… 소비자 마음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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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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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국내에서 라면을 생산 한지 50년이 되는 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국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예전과 달리 지금 라면은 식문화를 주름잡는 당당한 주인공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라면은 무려 300여 종. 그 가운데 오뚜기의 ‘참깨라면’이 독특한 맛과 성공 스토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1994년 출시된 컵라면의 맛에 반한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최근 봉지면 제품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봉지면은 지난달 기준으로 1000만 개 판매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참깨라면의 인기에 대해 “고소한 참깨와 국물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는 네모 모양의 계란이 어우러져 소비자들의 변화된 입맛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깨라면은 밀가루에 참깨를 섞어 반죽해 면발이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볶은 참깨와 참기름 유성수프, 분말수프 등 다양한 형태의 첨가물을 분리 포장 방식으로 제공해 소비자들이 기호에 따라 맛과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참깨라면의 개발 과정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애초에 오뚜기는 참기름 유성수프를 특징으로 한 참깨라면과, 계란 블록을 중심으로 하는 계란라면 두 가지를 별개의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연구과정 중 우연히 참기름 유성스프와 계란블록을 동시에 넣어 먹어 보니 그 맛의 조화가 너무나 훌륭했다. 결국 참깨라면과 계란라면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오늘날의 참깨라면이 탄생하게 됐다.

특히 참깨라면은 대학생 등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3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용기면 선호도 조사에서 참깨라면(10%)은 신라면(15%)과 육개장(1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오뚜기 측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참깨라면이 전통의 강자인 경쟁사 제품과 맞붙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의 제품 개발진은 참깨라면 봉지면을 개발하면서 컵라면의 맛을 그대로 살려내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수많은 소비자 체험과 평가를 거쳤다.

다행히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시식 체험단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참깨라면 컵라면을 너무 좋아해서 봉지면이 그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맛이 거의 비슷하면서도 얼큰함이 더욱 깊어져 좋았다” “직접 끓여서 그런지 면발이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참기름과 면발이 잘 어우러져 고소함이 배가됐다”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한편 오뚜기는 매콤하고 얼큰한 맛으로 인기가 높았던 ‘열라면’을 지난해 더욱 강한 매운 맛으로 리뉴얼해 내놓기도 했다. 제대로 된 매운맛을 살리기 위해 인공 첨가물이 아닌, 청양고추보다 매운맛이 강한 하늘초 고춧가루를 사용한 것이 특징. 이에 따라 매운맛의 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지수(자사측정치 기준)는 기존 2110SHU(Scoville Hot Unit)에서 5000SHU 수준으로 크게 올라갔다.

이와 더불어 기존 제품보다 면발을 쫄깃하게 만들어 식감이 오래 유지되게 했다. 매운맛을 강조했지만 나트륨 함량은 1970mg에서 1830mg으로 낮췄다.

또 기존의 열라면이 단순히 ‘화끈한 맛’을 강조했다면 리뉴얼된 제품은 제품명과 제품 특징이 돋보이도록 ‘열나게 화끈한 라면’이라는 메시지로 제품의 특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디자인의 변신도 꾀해 검은색과 노란색을 통해 매운맛의 강렬함이 연상되도록 했다.

이렇게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했지만 최근 지속되는 불황과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자 소비자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기존과 같은 120g이다. 리뉴얼된 열라면의 소비자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높아졌다. 소비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전반적인 맛과 면의 식감, 양념 맛, 진한 맛, 매운맛에 대한 평가가 기존 제품보다 2점 정도 높게 나왔다.

이 밖에 전통적인 베스트셀러인 진라면과 기스면, 생우동을 비롯해 라면스낵 ‘뿌셔뿌셔’도 남녀노소를 불문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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