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주택경기… 업체 6곳 3분기 영업이익 2011년의 반토막

  • 동아일보

건설사 주택부서-임원 구조조정

“내년 건설경기 역시 올해 못지않게 암울하게 보고 있습니다. 사업 목표를 보수적으로 짤 수밖에 없지요.”(A건설사 임원)

“국내 주택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계속 주택사업과 관련된 조직은 축소돼 가는 거죠. 지금 같은 때는 자리보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B건설사 직원)

연말이지만 건설사들의 분위기는 우울하기만 하다. 주택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대형 건설사들마저 잇따라 국내 주택사업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있다. 효자 노릇을 하던 오피스텔 시장도 예전 같지 않자 내년 오피스텔 사업을 축소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건설사들의 수익성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이내 건설사 중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6개사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 합계는 총 5714억3600만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547억8400만 원에 비해 40.15%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산업개발(―75.10%)과 GS건설(―73.80%)의 영업이익이 70% 이상 급감했고 나머지 건설사들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면치 못했다. 해외건설 사업의 이익률이 떨어진 데다 국내 주택경기 부진까지 겹친 탓이 컸다. 더구나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하는 데다 주택경기 한파도 이어져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익성 개선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앞다퉈 주택사업 조직 및 임원 규모 축소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 개발사업실을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했다. 상무보 등 전체 임원 수를 10%가량 줄였다. 대우건설은 전체 임원 수를 91명에서 82명으로 10% 줄였고 국내영업본부를 공공영업실로, 개발사업본부를 개발사업실로 축소했다.

인사를 앞둔 건설사의 분위기도 어둡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주택사업본부와 개발사업본부를 건축사업본부로 합쳤으나 추가 조직 축소나 인원 감축설이 흘러나온다. 중소건설사의 상황은 더 험악하다. ‘모 건설사가 11월 월급을 주지 못했다더라’ 같은 흉흉한 소문마저 나돈다.

일부 건설사들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오피스텔 시장의 공급 목표도 낮춰 잡기 시작했다. ‘푸르지오 시티’ 브랜드를 내건 대우건설은 2011년 6500여 실, 올해는 1만 실에 가까운 오피스텔을 공급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공급 목표를 3000여 실로 올해의 3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올해 오피스텔 1000여 실을 공급했던 SK건설은 내년에 특별한 오피스텔 공급 계획이 없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년 전망이 좋지 않은 데다 수요―공급 원리로 볼 때 올해 이미 오피스텔이 지나치게 많이 공급됐다”라며 “업계에서는 이제 오피스텔은 끝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장윤정·김수연 기자 yunjung@donga.com
#건설사#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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