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그룹 대표직 사퇴… 김창근 체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3시 00분


SK 수펙스協 의장 물러나 글로벌 전략 등에만 주력… “신임의장 조정자역할 적합”
1월 중순 그룹인사 마무리

김창근 신임 의장
김창근 신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2004년부터 그룹을 이끌어 온 최 회장은 앞으로 그룹 회장이 아니라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 자격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지주회사인 SK㈜의 회장 자격도 유지한다.

▶본보 11월 26일자 A2면 최태원 총수권한 대폭 내려놓는다

SK그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에서 17개 계열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62)을 신임 의장으로 선임했다. 김 의장은 최 회장을 대신해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대표하게 된다. 전문경영인이 SK그룹의 얼굴이 된 것은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에 이어 김 의장이 두 번째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인간 능력의 최고 수준(Super Excellent)을 목표로 한다’는 SK의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지금까지는 토론모임 수준으로 운영됐으나 최근 SK그룹이 그룹의 권한을 계열사에 대폭 이양하는 ‘따로 또 같이 3.0’ 경영을 도입하면서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떠올랐다.

앞으로 SK그룹의 중요한 안건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여하는 17개 계열사의 CEO들이 논의해 결정한다. 또 협의회는 글로벌 투자, 인사 등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맡는 5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임하거나 위원회 간 의사를 조정하는 역할도 한다.

김 의장은 용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이후 38년간 SK그룹에서 일한 ‘정통 SK맨’이다. 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과 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 사장을 지냈다.

SK그룹은 “계열사 CEO들이 사내외 후보들을 검토한 결과 김 부회장이 각사의 책임경영과 자율적인 위원회 참여를 이끌 최적의 전문경영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현 선대 회장 때부터 재무담당 임원과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낸 김 의장은 SK그룹 경영이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SK그룹 계열사 CEO 가운데 입사가 가장 빨라 새로운 경영체제를 도입하는 급변기에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룹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낙점됐다.

그룹 측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내놓은 최태원 회장에 대해 “글로벌 성장과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급과의 네트워킹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모두 넘겨주고 전문경영인이자 전략적 대주주로 ‘전장의 장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혀 왔다.

한편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선임됨에 따라 각 위원회 인선작업을 본격화해 내년 1월 중순쯤 그룹 인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최태원#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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