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펙스協 의장 물러나 글로벌 전략 등에만 주력… “신임의장 조정자역할 적합”
1월 중순 그룹인사 마무리
김창근 신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2004년부터 그룹을 이끌어 온 최 회장은 앞으로 그룹 회장이 아니라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 자격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지주회사인 SK㈜의 회장 자격도 유지한다.
SK그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에서 17개 계열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62)을 신임 의장으로 선임했다. 김 의장은 최 회장을 대신해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대표하게 된다. 전문경영인이 SK그룹의 얼굴이 된 것은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에 이어 김 의장이 두 번째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인간 능력의 최고 수준(Super Excellent)을 목표로 한다’는 SK의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지금까지는 토론모임 수준으로 운영됐으나 최근 SK그룹이 그룹의 권한을 계열사에 대폭 이양하는 ‘따로 또 같이 3.0’ 경영을 도입하면서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떠올랐다.
앞으로 SK그룹의 중요한 안건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여하는 17개 계열사의 CEO들이 논의해 결정한다. 또 협의회는 글로벌 투자, 인사 등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맡는 5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임하거나 위원회 간 의사를 조정하는 역할도 한다.
김 의장은 용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이후 38년간 SK그룹에서 일한 ‘정통 SK맨’이다. 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과 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 사장을 지냈다.
SK그룹은 “계열사 CEO들이 사내외 후보들을 검토한 결과 김 부회장이 각사의 책임경영과 자율적인 위원회 참여를 이끌 최적의 전문경영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현 선대 회장 때부터 재무담당 임원과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낸 김 의장은 SK그룹 경영이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SK그룹 계열사 CEO 가운데 입사가 가장 빨라 새로운 경영체제를 도입하는 급변기에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룹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낙점됐다.
그룹 측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내놓은 최태원 회장에 대해 “글로벌 성장과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급과의 네트워킹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모두 넘겨주고 전문경영인이자 전략적 대주주로 ‘전장의 장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혀 왔다.
한편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선임됨에 따라 각 위원회 인선작업을 본격화해 내년 1월 중순쯤 그룹 인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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