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역전하고 싶은가… 게임의 룰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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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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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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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기업들은 선두 기업의 발전 경로를 그대로 답습하며 빠른 속도로 추격(catch-up)하는 게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개도국 기업은 선발 기업들이 거친 경로를 건너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에서는 유선전화 단계 없이 곧바로 모바일 통신망이 보편화하고 있다. 케이블TV 단계를 거치지 않고 무선인터넷 망을 구축한 사례도 있다. 경영학자들은 이를 ‘도약(leapfrogging)’이라고 설명한다. 개구리가 점프하는 것처럼 선진국 기업이 거쳤던 과거 단계를 뛰어넘는 현상을 의미한다.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은 발 빠른 ‘추격’ 전략으로 선진국 기업을 따라잡았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역량만으로는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게임의 룰 자체를 바꿔 선발주자를 단숨에 따라잡는 ‘도약’이 필요하다. 도약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9호(12월 15일자)의 글을 요약한다.

○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구글의 도약

구글이 등장하기 전 야후는 검색엔진 분야의 선두 기업이었지만 검색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해 포털 서비스 및 미디어 분야에 투자를 집중했다. 반면 뒤늦게 검색시장에 뛰어든 구글은 웹사이트에 링크가 많이 달릴수록 그 중요도를 높게 하는 ‘인용’의 원리를 도입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과거 야후 같은 회사는 검색어가 제일 많이 등장하는 페이지를 먼저 보여줬다. 하지만 링크가 많이 달린 사이트를 보여주자 이용자들은 구글에서 원하는 결과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구글은 야후를 제압했다. 이처럼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면 경쟁자를 한순간에 앞지르는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

○ 고객에게 신호를 보내야


압도적인 기술력을 활용하는 것 외에 후발주자가 시장에 안착하는 방법으로 ‘시그널링(signaling)’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시그널링은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고객의 기대 수준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즉, 잠재 고객에게 신호를 보내 자사 제품의 성능이 경쟁 제품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전략이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성능이 뛰어난 소프트웨어가 시장에 곧 나올 것이라는 소문을 흘리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다. 실제 애플은 신형 아이폰 출시 날짜를 미리 언론에 흘려 경쟁 제품의 구매를 방지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출시 전 PC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새로 진출하는 게임 시장에서도 구축하겠다고 선언해 경쟁자를 위축시키고 고객과 개발자들을 유혹했다.

○ 고객 중심적 사고가 기반

유니클로, H&M, 자라 등 패스트 패션 업체는 급변하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기호를 정확히 읽었기 때문에 패션업계의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급성장했다. 기성 패션 브랜드들은 단순히 더 나은 광고와 디자인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매출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반면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빠른 유행 변화에 민감해진 소비자, 글로벌 경기 불황을 통해 심화되는 계층 양극화 등의 시장 변화에 주목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패스트 패션 업체들은 가치사슬을 통합해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실현했다. 결과적으로 최신 디자인의 빠른 도입, 소품종 대량 생산, 품질 대비 낮은 가격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 게임의 룰을 깨뜨린 자만이 살아남아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가 추격하려 했던 선진 기업 중 여전히 살아남은 기업들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를 선보이며 경쟁의 축을 전환시키고 있다.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저렴한 인적 자원 등 더 나은 생산 여건을 바탕으로 우리가 해 왔던 방식 그대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산업, 서비스업, 소프트 파워 등 사업의 성격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더이상 선발 기업들이 제안한 형태를 답습하는 추격에 머무를 게 아니라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하고 도약에 힘써야 한다.

김진환 PRiSM연구회 연구원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9호(2012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월마트가 한국서 실패한 까닭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이 된 지금, 해외 진출은 많은 기업의 꿈이자 목표다. 유통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유통업체가 해외로 나가 점포를 내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체가 세계화에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월마트는 독일과 한국에서 사업 부진으로 철수했다. 테스코는 프랑스와 대만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업종 특성상 세계화에 나선 유통업체는 다른 기업이 겪지 않는 독특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유통업체에 적합한 세계화 방법과 전략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3.0 전략

▼ 스페셜리포트


지금은 ‘마케팅 3.0 시대’다. 이 시대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그대로 수용하기를 거부한다. 뛰어난 기능은 물론이고 예기치 못한 즐거움과 감성적 충족을 누릴 수 있게 해야만 소비자를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DBR는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초청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소비자에게 맞는 마케팅 전략과 통찰을 들었다. 마케팅 3.0을 실무에 적용해 성과를 낸 국내외 기업의 생생한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마케팅이란 학문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거장의 지혜와 통찰을 만나볼 수 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구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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