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서류전형 대신 회사체험… “스펙 대신 열정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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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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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이색 채용설명회

현대글로비스의 체험형 채용설명회 ‘글로비스 챌린저’에 참가한 취업준비생들이 17일 경기 시흥시에 있는 시화 중고차경매장에서 경매에 사용되는 버튼을 들어보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의 체험형 채용설명회 ‘글로비스 챌린저’에 참가한 취업준비생들이 17일 경기 시흥시에 있는 시화 중고차경매장에서 경매에 사용되는 버튼을 들어보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 “이번 제품은 2010년형 그랜저TG입니다.” 17일 경기 시흥시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시화 중고차 경매장’. 취업준비생 39명은 장내 사회자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책상 밑에 있는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1215만 원에서 시작한 차량 가격이 5분도 안돼 2100만 원까지 올라갔다. 최고 가격으로 입찰한 여학생은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자 깜짝 놀라며 얼굴이 빨개졌다. 》
모의 경매에 참가한 대학생 김동주 씨(27)는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경매사업도 한다는 것만 알았지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할지는 몰랐는데 이번에 경매 현장을 체험하게 돼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 취업준비생을 ‘안방’으로

이날 중고차 경매장에 모인 취업준비생들은 이색 채용설명회인 ‘현대글로비스 챌린저’의 참가자들이다. 회사 측은 대학 강당을 빌려 파워포인트로 간단히 기업 소개를 하고 몇 가지 질문을 받은 뒤 기념품을 나눠주고 끝내는 일반 채용설명회와 달리 참가자들에게 주요 사업장을 공개하는 체험형으로 준비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채용행사 지원자들에게 ‘내가 참가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원서를 쓰게 했다. 지원 과정에서 학교, 학점, 자격증 등 ‘스펙’을 완전히 배제했다. 특별한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채용설명회인데도 경쟁률은 4 대 1이나 됐다.

참가자들에겐 중고차 경매장 외에도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경기 평택시 물류기지, 충남 아산시 자동차부품 포장수출(KD)센터를 방문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참가자들은 자동차 부품 포장부터 수출 전에 하는 자동차 외관 검사까지 다양한 현장을 둘러봤다. 박민수 현대글로비스 인사팀장은 “물류사업에 관심이 있고 열정과 비전을 가진 인재들을 선점하려고 실제 사업 현장을 미리 보여주는 채용설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입사뒤 적응 빠르고 이직률 낮아”

참가 인원을 40명 이하로 제한한 것도 겉치레 행사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다. 현대글로비스는 110여 명인 전체 참가자를 30여 명씩 3개조로 나눴다. 박 팀장은 “참가자들이 백 명이 넘으면 충분히 소통할 수 없어 수박 겉핥기식 행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참가자 대부분은 사원들과 함께한 토크콘서트에서 한 차례 이상 질문을 하며 취업준비생으로서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참가자 중 3, 4명만 질문 기회를 얻는 일반 채용설명회와 다른 모습이었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입사에 필요한 역량, 회사 내 분위기에 대한 질문부터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해외 진출 현황 등에 대한 설명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채용된 인재들은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업무 적응이 빠르고 이직률도 낮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행사 후 참가자들에게 물류사업에 관한 과제를 주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출한 지원자에게는 공채 과정에서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인경아 씨(23·여)는 “학교에서 책으로만 보던 물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며 “오늘의 경험이 취업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현대글로비스#채용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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