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홍콩 청쿵, 통신 건설 분야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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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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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리카싱 회장 오찬… 광범위한 협력 논의
“亞 최대기업 두 곳 뭉쳐 글로벌시장서 시너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리카싱 홍콩 청쿵 그룹 회장이 11일 청쿵 그룹 영빈관에서 만나 통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며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삼성그룹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리카싱 홍콩 청쿵 그룹 회장이 11일 청쿵 그룹 영빈관에서 만나 통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며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삼성그룹 제공
삼성그룹이 아시아권 최대 부호로 꼽히는 리카싱 회장이 이끄는 청쿵(長江)그룹과 통신, 건설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삼성그룹은 1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홍콩 청쿵그룹 영빈관에서 리카싱 회장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하며 양 그룹의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그룹은 휴대전화,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 구축,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 등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청쿵그룹은 14개 국가에서 항만, 부동산, 통신, 유통, 엔지니어링, 에너지 분야 사업을 하는 거대 기업이다. 청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청쿵실업의 시가총액은 2167억 홍콩달러(약 31조4600억 원), 허치슨왬포아의 시가총액은 2888억 홍콩달러(약 41조9300억 원)에 이른다. 청쿵그룹은 홍콩과 유럽에서 통신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영국 최대 전력회사를 인수하는 등 유럽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그룹이 제휴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허치슨왬포아의 자회사인 H3G가 영국 LTE 통신망 구축 사업을 수주했고, 이 사업의 기지국 장비를 삼성전자가 독점 공급하게 된 데 대해 리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허치슨왬포아에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 공동으로 통신사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이 7월 홍콩 지하철 공사를 수주한 것을 계기로 건설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쿵실업은 특히 SOC 건설기술 분야의 협력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OC 분야는 청쿵그룹 매출의 77.9%를 차지하는 핵심 분야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SDS는 건설 및 정보기술(IT) 분야를 결합한 설계 기술로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항만, 발전, 수처리 운영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청쿵그룹과 해양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에 강점을 가진 삼성의 협력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회장과 리 회장은 두 그룹 간의 협력 외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를 타개할 방안, 세계적인 양극화 해소와 고용창출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배석했다. 청쿵그룹 측에서는 빅터 리 부회장과 캐닝 폭 사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번 논의는 양사 간 협력을 약속하는 수준이며 양해각서(MOU) 교환 등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그룹의 수장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두 그룹의 관계가 단순히 협력을 선언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대형 계약 체결과 합자회사 설립 등으로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삼성#청쿵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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