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군납업체서 ‘선팜’ 브랜드로 민간시장 진출 동양종합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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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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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맛본 장병, 전역후에도 찾아요

강상훈 대표가 경북 영천시 동양종합식품 금호공장에서 갓 만들어낸 소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동양종합식품 제공
강상훈 대표가 경북 영천시 동양종합식품 금호공장에서 갓 만들어낸 소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동양종합식품 제공
“고된 훈련으로 지친 군 장병들이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식사시간이 아닐까요? 나라를 지키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제공한다는 책임감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햄, 소시지, 돈가스, 사골곰탕 등 28가지 육(肉)가공 식품을 군대에 납품하는 강상훈 동양종합식품 대표(48)는 식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책임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에서 제대한 뒤에는 그쪽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군대에서 맛봤던 음식을 사회에서도 구할 수 있느냐’고 묻는 전화를 매일 받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경북 경산시에 본사를 두고 30여 종의 육가공 식품을 군과 시중에 판매하는 동양종합식품의 강 대표를 23일 전화로 만났다.

● 회사 설립 30년 만에 독자 브랜드

전역 장병들을 비롯해 이 회사 제품을 맛본 고객들이 “살 수 있느냐”고 물어오는 빈도가 잦아지자 강 대표는 7월 독자브랜드 ‘선팜(Sun Farm)’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민간 식품시장에 진출했다. 그 전까지는 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다른 식품회사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특히 ‘한우 사골곰탕’에 정성을 기울였다. 엄선한 축협 한우를 사용해 우려낸 진한 국물로만 맛을 냈다. 한우사골을 진공 상태에서 12시간 동안 고아 맛을 냈고 방부제나 색소는 전혀 첨가하지 않았다. 소금도 아예 넣지 않았다. 한 팩에 포함된 2%의 나트륨은 순수하게 한우 뼈에서 나온 것이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고려한 것이다.

100% 한우를 사용하면 원가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몇 푼 아끼기 위해 싼 재료를 쓰다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 신뢰’라는 가장 큰 자산을 잃게 된다”며 “더디게 성장하더라도 오래, 그리고 믿음을 주는 식품회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9월에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인 ‘홈&쇼핑’에 진출한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병원 방문객들이 선물용으로 선택하기 딱 좋은 음식과 샐러드 등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과 함께 외국인들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한식도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는 “우리의 좋은 식품과 문화를 우리만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일식(日食)처럼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한식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생산에서 배달까지 ‘콜드체인 시스템’

동양종합식품은 식품사업을 하는 데 있어 안전성과 자연친화적 원재료 사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에 따라 강 대표는 자사의 제품을 고객에게 안전하게 배달하기 위해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는 동안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저온 유통시스템이다. 그는 “기껏 좋은 식품을 만들어도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때 품질이 떨어지면 되겠느냐”며 “콜드체인 시스템은 소비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자신감은 수준 높은 위생시설에서도 드러난다. 위생모자와 위생복을 착용하고, 위생복의 불순물을 제거한 뒤에도 손을 씻고, 에어샤워까지 해야 공장에 출입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국내 대기업 반도체 공장에 들어갈 때와 비슷하다.

동양종합식품의 위생관리는 같은 식품업계에서도 모범으로 꼽힌다. 1993년 품질관리인증 ‘ISO 9002’를 시작으로 국내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고, 2008년 한국 서비스품질 우수기업, 2010년에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운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6월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으로부터 ‘농식품 식자재 우수 관리업체’ 경북 제1호로 뽑히기도 했다. 식자재 우수 관리업체는 식품 안전성 부문에서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한 기업으로 인정됐다는 뜻으로, 앞으로 학교 급식이나 군납 조달시장에서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회사는 식품의 안전성과 위생뿐만 아니라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인근의 거여초등학교 전교생에게 지난 4년 동안 ‘1박 2일’ 수학여행을 전액 지원하고 있고, 회사 제품을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등 늘 이웃과 함께 하려 애쓰고 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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