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절반 적자… 41%는 자본잠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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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사업 부실-뱅크런 탓

저축은행의 절반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5곳 중 2곳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돈을 많이 빌려줬다가 부실 채권만 늘어난 데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으로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벌어지면서 영업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 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 3분기(1∼3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89곳 중 43곳(48.3%)이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26곳(29.2%)이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더 악화한 것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5월 영업정지 전까지 1∼3분기 2881억 원의 적자를 냈고 한국저축은행은 239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이어 △진흥저축은행(―1735억 원) △토마토2저축은행(―1431억 원) △경기저축은행(―962억 원) △아주저축은행(―687억 원) △서울저축은행(―416억 원) △현대저축은행(―410억 원)이 적자를 봤다.

적자폭이 커지면서 자본잠식도 심각하다. 3월 말 현재 저축은행 89곳 중 37곳(41.6%)이 자본잠식 상태로 이 중 7곳은 부채로 버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저축은행은 솔로몬 한국 토마토2 우리 대원 삼일 세종 등이었다.

또 일부 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인 5%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BIS 비율이 5% 미만인 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3.54%) 솔로몬(2.74%) 부산솔로몬(1.24%) 진흥(1.22%) 오투(0.59%) 등 11곳이다. 한국(―1.56%), 토마토2(―11.75%) 우리(―20.46%) 삼일(―3.53%) 유니온(―1.51%), 세종(―1.27%) 등 6곳은 BIS 비율이 마이너스였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사정이 나빠진 것은 부동산 PF 사업의 영향이 컸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06년부터 부동산 PF 대출 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하기 시작해 2010년 한때 그 규모가 13조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침체와 함께 PF 대출 채권이 부실로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저축은행 20곳이 퇴출당했다.

아직 수치가 집계되지 않은 4분기(4∼6월)에도 4개 저축은행이 추가로 영업정지되는 등 업계의 상황이 나쁜 만큼 2011 회계연도의 전체 실적 역시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감원은 이 중 일부 저축은행이 BIS 비율을 높이려고 4분기 중 자회사 지분 매각, 유상증자 등을 단행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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