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스마트 싱글족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5일 03시 00분


고소득 1, 2인 가구 간편건강식에 돈 안아껴…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안에 있는 자사 제품 전용 슈퍼마켓인 ‘프레시 마켓’에서 14일 모델들이 즉석 잡곡밥을 고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안에 있는 자사 제품 전용 슈퍼마켓인 ‘프레시 마켓’에서 14일 모델들이 즉석 잡곡밥을 고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안정된 직장과 수입을 가진 미혼 직장인, 자녀가 없는 젊은 맞벌이 부부 등 1, 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식품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력과 소득이 높은 1, 2인 가구는 스스로의 의식주를 선택하는 일에 까다롭고 스마트한 소비습관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각 업체는 이들 ‘스마트 싱글족’을 위한 소포장 제품,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 즉석 잡곡밥 시장 ‘쑥쑥’

스마트 싱글 족의 소비성향은 식생활의 기본인 밥을 고르는 데서부터 드러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0년에 55억 원가량에 불과하던 즉석밥 시장이 지난해엔 110억 원으로 100% 성장했다. 혼자 먹는 밥 한 그릇조차 건강에 좋은 잡곡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997년 ‘햇반 오곡밥’을 내놓으며 일찌감치 즉석 잡곡밥 시장에 발을 내디딘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흑미밥, 발아현미밥, 찰보리밥, 검정콩밥 등 즉석 잡곡밥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한 달 동안 무려 15억 원어치의 즉석 잡곡밥을 팔았다. 올해 매출 목표치도 지난해 전체 즉석 잡곡밥 시장 전체 규모보다 큰 2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동원F&B는 국내 즉석죽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원 양반죽’ 브랜드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힘 쏟고 있다. 동원 양반죽은 2009년 이후 3년 연속 20% 안팎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 회사의 효자상품이다. 동원F&B는 오피스 밀집지역 및 대학가에서 활발한 시식행사를 벌이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아워홈은 4월 스마트 싱글족을 위한 가정간편식 소포장 제품 두 종류를 내놓았다. ‘손수 정성듬북 갈비탕’은 기존 갈비탕 제품(500g)에 비해 용량을 60% 수준인 300g으로 줄이면서 가격도 5500원에서 3800원으로 70% 수준으로 낮추었다. 아워홈은 갈비탕과 미역국에 이어 현재 대용량 제품으로 판매하는 사골설렁탕과 황태해장국도 조만간 소포장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 스마트 싱글 겨냥한 소포장 제품

청과업체 돌(Dole) 코리아는 과일을 챙겨먹을 시간이 부족한 스마트 싱글족을 위해 '후룻 볼 복숭아'를 내놓았다. 식후 디저트 분량으로 적당한 113g 용량의 미니 사이즈인 이 제품은 가방이나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농심의 ‘켈로그 시리얼 콤보팩’은 한 끼 분량의 시리얼을 낱개 포장한 제품이다. 기존 대용량 제품은 한 번 개봉을 한 다음에는 밀봉을 하기가 어려워 내용물이 쉽게 눅눅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켈로그 시리얼 콤보팩은 이런 이유로 시리얼 구입을 꺼렸던 스마트 싱글족을 위한 제품이다.

풀무원의 ‘신선한 네모’는 두부 한 모를 4조각으로 잘라 각각 4개의 컵에 담는 방식으로 포장한 제품이다. 필요한 만큼만 포장을 뜯어 사용한 뒤, 남은 두부는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한 이 제품도 스마트 싱글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먹는 데 돈 아끼지 않는 스마트 싱글족

동원F&B의 ‘양반죽’ 시리즈. 동원F&B 제공
동원F&B의 ‘양반죽’ 시리즈. 동원F&B 제공
먹는 데 쓰는 돈을 아끼지 않은 스마트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식료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일반 소금보다 가격이 비싼 천일염의 경우 2010년 시장 규모가 920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600억 원 이상으로 커졌다. 전남 신안군 도초에서 생산한 천일염인 대상 청정원의 ‘신안섬 보배’는 일반 소금에 비해 가격이 2.5배나 되지만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60% 이상 늘었다.

스마트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설탕과 나트륨 양을 줄인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기존 조지아 브랜드 캔커피보다 설탕의 양을 줄인 ‘조지아 에메랄드 마운틴 블렌드 미당(微糖)’을 선보였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은 이 제품은 칼로리가 낮고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젊은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농심은 최근 판매를 시작한 ‘진짜진짜’ 라면의 나트륨 함량을 1790mg으로 기존 신라면보다 140mg가량 줄였다. 지난해 말 하얀국물 라면시장에 뛰어들며 내놓은 ‘후루룩 칼국수’의 나트륨 함량도 1540mg으로 낮은 편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식품업계#스마트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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