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전망한 3.7%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수출 둔화와 민간소비 침체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16일 발표한 ‘2012년 경제전망(수정)’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연속 3%대 저성장으로, 전망대로라면 올해는 지난해(3.6%)보다도 낮은 성장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유럽 국가채무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원유 도입가격이 오르면서 하락요인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2013년 성장률은 4.2%로 올해보다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로 올해 2.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2월 전망치(3.2%)보다 0.4%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상품 수출 증가율은 올해 4.8%로 지난해(10.5%)의 절반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설비투자는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연간 6.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예상돼 지난해 말 전망치인 3.3%보다 소폭 하락했다. 한은은 “보육료 지원과 무상급식 확대 등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0.4%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생겼다”고 풀이했다.
고용 부문에서는 취업자 수가 올해 35만 명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3.3%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4%보다 낮은 수치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145억 달러, 내년 125억 달러로 지난해 265억 달러의 절반 안팎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 측은 “올 상반기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1% 정도겠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1% 초반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완만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여도 면에서 보면 성장률 전망치인 3.5% 중에서 내수가 2.0%포인트를 차지해 2008년 이후 처음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수출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가 한국경제를 이끌 정도로 살아났다기보다는 수출이 대외 경제여건 때문에 너무 침체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한은은 3월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해 2010년 3월(―4.3%) 이래 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의 오름폭이 워낙 커 올해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기저(基底) 효과 때문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3월의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9.6%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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