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누 유럽정책연구센터장 “伊, 질 나쁜 정부 탓 15년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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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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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 아직도 진행형”

“유로존 위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스페인은 부동산 버블이 문제고, 이탈리아는 질 나쁜 정부 때문에 15년을 잃어버렸습니다.”

코스피가 2,050 선을 넘나들고 미국 등 세계 주요 증시도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유럽 최고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카렐 라누 센터장(사진)은 21일 금융시장에 ‘봄’이 왔다고 말하긴 이르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날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기로에 선 유로존 위기, 글로벌 및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라누 센터장은 “이번 재정위기로 인해 유로존의 경제 거버넌스가 강화됐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커진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유럽 경제는 아직 ‘빚’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위기가 고조되는 데 대해 그는 “스페인은 자라, 산탄데르 같은 튼튼한 기업을 가지고 있지만 부동산시장 버블이 심각한 편이고 이탈리아는 상대적으로 경제에 경쟁력이 있지만 ‘질 나쁜 정부’ 때문에 15년을 잃어버렸고 부채는 오히려 스페인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경제는 1994년 이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3차례 총리를 지내는 동안 숱한 성추문과 부정부패 의혹을 뿌리고 각종 포퓰리즘적 감세, 복지정책을 도입하면서 2001년부터 10년간 경제성장률이 평균 0.2%로 유로존 평균 1.1%에 비해 크게 낮았다. 라누 센터장은 “유로존이 이번 재정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적어도 2, 3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이 브라질, 한국 등 이머징 마켓으로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견해를 나타냈다. 현재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은 아닌지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유로존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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