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유럽 CEO들 ‘한국 현장학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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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벤치마킹했던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총수 등 방한

삼성그룹이 한때 벤치마킹했던 스웨덴의 가족기업 발렌베리그룹의 총수를 포함한 북유럽 비즈니스 대표단이 방한했다. 한-유럽연합(EU),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기업 대표단이 한국을 찾아와 앞으로 외국기업의 대한(對韓)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과 만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져 발렌베리 가문과 삼성가(家)의 만남에도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을 포함한 북유럽 비즈니스 대표단 60여 명은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리는 ‘SEB 연차 콘퍼런스’에 참가한다.

SEB 콘퍼런스는 스웨덴 대표 은행인 SEB 등을 소유한 발렌베리그룹이 매년 북유럽 최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회장단을 초대해 주요 국가를 순회하며 여는 행사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 등에서 열렸다. 한국에서 이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북유럽 기업인이 대거 방한한 것은 한-EU,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투자 매력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행사는 발렌베리그룹의 경영을 총괄하는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그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비즈니스 서밋 금융 분야 의장을 맡아 방한한 바 있다. 유럽 최대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키스 매클로플린 CEO,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회사인 에릭손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 SAS항공의 리카르트 구스타프손 CEO 등 발렌베리그룹 계열 기업과 스웨덴을 대표하는 패션회사 H&M의 스테판 페르손 회장 등을 포함한 북유럽 주요 기업 CEO 등도 이번 대표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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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단은 행사 기간에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을 방문하고 국내외 주요 인사를 초대해 한국의 정치, 경제, 무역, 교육, 북한 문제 등에 대한 강연도 들을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한국의 경제 현황을 설명하고 서남표 KAIST 총장은 한국의 교육을 소개한다. 또 이홍구 전 총리는 한국 정치와 대북 문제를 강연하고, 사공일 전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한국과 EU, 미국, 아시아의 교역에 대해 설명한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전략을,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한국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다.

또 대표단은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북유럽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렌베리 가문과 삼성가의 만남도 주목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3년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을 방문할 정도로 발렌베리 가문의 지배구조, 사회공헌활동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표단은 19일 오후 삼성미술관 리움을 방문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과 만찬을 함께할 계획이다.

1856년 사업을 시작한 발렌베리 가문은 SEB, 일렉트로룩스, 에릭손, 사브, ABB 등 스웨덴의 주요 기업 19곳을 포함해 100여 개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스웨덴 최대의 기업가문이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며, 스웨덴 인구의 4.5%를 고용하고 있다. 외교관인 라울 발렌베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수천 명의 유대인을 홀로코스트에서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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