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계에선]기업 홍보임원들 줄줄이 교체… 일부 ‘내부정치’형은 건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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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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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당수 기업에서 언론과의 접촉 창구 역할을 해온 홍보임원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人事)가 잇따르고 있어 눈길. 포스코는 기업홍보, 대외협력, 사회공헌을 총괄하는 CR본부장에 인재혁신실장 출신인 김응규 전무를, 홍보실장에 대외협력실장이던 정창화 상무를 각각 임명해 홍보 분야 임원 두 명을 함께 교체하는 이례적 인사를 실시. 전임 CR본부장 김상영 부사장과 홍보실장 김동만 상무는 포스코의 계열사들로 옮겨갈 예정이어서 사실상 좌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 또 STX그룹은 기존 강대선 그룹 홍보실장(상무) 외에 조원용 전 아시아나항공 홍보담당 상무를 대외업무와 홍보업무를 총괄하는 대외협력본부장(전무)으로 영입했고, 효성은 엄성룡 홍보담당 전무가 물러나면서 안홍진 전 삼성전자 홍보담당 상무를 전무로 영입. 이 밖에 진로는 이영목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난해 말 홍보담당 상무로 임명했고, 야쿠르트 아시아나항공 등도 홍보라인 임원을 새 진용으로 개편. 경제계에서는 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무급 홍보임원을 신설한 STX 등의 홍보라인 보강은 이해할 측면이 많지만 회사와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생한 홍보임원 두 명을 한꺼번에 ‘토사구팽’하고 현장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임원을 중간 단계도 거치지 않고 최고홍보책임자로 임명한 포스코 같은 인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와. 한편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오랫동안 본연의 업무는 뒷전이고 ‘내부 정치’에만 촉각을 곤두세워 온 일부 기업의 홍보임원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해 대조적인 모습.

○…4·11총선 출마를 선언한 관료 출신 예비후보들이 공천에서 잇따라 탈락하면서 관가(官街)도 뒤숭숭한 분위기. 새누리당에서는 윤영선 전 관세청장과 백운현 전 행정안전부 차관보가 낙천됐고 민주당에서도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 관료 출신 호남권 현역의원 6명 중 5명이 공천에서 고배. 각 당이 교육·복지 공약을 쏟아내면서 이번 선거에서 정책통인 관료 출신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만큼 실망도 큰 듯. 한 고위 공무원은 “여당은 현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을 기피하고, 야당은 색깔이 모호하다며 관료 출신을 대놓고 비난했다”며 “관료 출신이 이렇게 푸대접 받은 총선은 없었다”고 한마디.

○…최근 하나대투증권은 김지완 사장의 거취와 하나금융지주 계열사가 된 외환은행의 성과급 지급 건을 놓고 어수선한 분위기. 김 사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은 데다 하나은행 등 계열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이 바뀌는 분위기여서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일전에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대한투자증권과 하나IB증권이 합병한 하나대투증권의 내부 통합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더니, 외환은행에는 거액의 성과급을 주며 상전 모시듯 한다”고 불평.

○…기업의 사훈(社訓)이 ‘신용’과 ‘의리’일 만큼 남성 중심의 문화를 가진 한화그룹이 최근 인사에서 제조부문 최초로 40대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켜 화제. 주인공인 한화케미칼 김경은 신임 상무보(45)는 지난해 6월 미국 머크사와 약 7800억 원의 바이오시밀러 계약 체결 공로를 인정받아 제조 계열사의 첫 여성 임원이 된 것. 이번 인사에서 김 상무보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인력들도 대거 승진해 한화가 대대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배타성이 강한 건설사들 간에 비슷한 시기, 같은 지역에서 분양하는 경쟁사를 응원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와 눈길. 먼저 분양하는 아파트가 흥행에 실패하면 인근에 분양하는 아파트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군, 적군을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얘기. 이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에 나선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도 “둘 중 어느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모두 망한다”며 상대 회사 홍보에 공을 들였고, 그 덕분인지 성공리에 분양을 마감했다고.

○…지난해 11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전국 각 대학을 돌며 ‘캠퍼스 금융토크’를 열고 있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얼마 전 전남대에서 열린 금융토크에서 ‘비(非)인기인’의 처지를 실감했다고. 당시 금융토크에는 권 원장과 함께 전남대 출신인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내정자가 동행. 500여 명의 전남대생은 금융토크가 끝난 뒤 ‘금융계의 실세’인 권 원장을 제치고 모교 선배인 최 내정자에게만 사인 및 사진 찍기를 요청해 권 원장이 머쓱해했다는 후문. 금융계 관계자는 “취업에 목숨 건 학생들에게는 감독기관장보다 금융권에서 출세한 모교 선배가 더 잘나 보였을 것”이라고 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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