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프리틴’ 우리가 챙깁니다잉∼”

  • 동아일보

유통업계, 어린이와 청소년 과도기 9∼13세 고객잡기 나서

교복업체들이 10대들의 빨라진 성장속도에 맞춰 바지 길이는 늘리고 상의 가슴둘레는
키우는 등 디자인을 바꾸고 있다. 스쿨룩스 제공
교복업체들이 10대들의 빨라진 성장속도에 맞춰 바지 길이는 늘리고 상의 가슴둘레는 키우는 등 디자인을 바꾸고 있다. 스쿨룩스 제공
‘프리틴(Pre-teen) 고객을 잡아라.’

여학생용 브래지어에 B컵이 등장하고 남학생 교복은 허리둘레가 넓어진 대신 바지폭이 좁아지고 있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10대 초중반, ‘프리틴’의 발육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초등학교 3학년(만 9세)부터 중학교 1학년(만 13세)까지가 프리틴에 해당된다. 유통업체들은 수염이 나고 초경이 시작되는 2차 성징이 빨리 찾아오며 ‘이른 사춘기’를 겪는 고객의 취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매장에서 판매하는 ‘주니어란제리’ 상품군을 전면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여아용 브래지어의 사이즈를 기존 4단계에서 9단계로 세분화한 것. 12∼16세용 브래지어 컵의 경우 가장 작은 AAA와 AA로 나눴고, 16∼19세용은 기존 AA에서 AA, A, B로 세분했다. 이마트에서 여아용 B컵 브래지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누피 헬로키티 등 아동용 속옷에서 단골소재였던 만화 캐릭터를 과감히 버렸다. 그 대신 요즘 10대들에게 인기 있는 일본의 곰돌이 캐릭터 리락쿠마를 비롯해 미국의 원숭이 캐릭터 폴프랭크 등을 속옷에 넣었다. 이번 개편으로 매장 내 주니어란제리 상품 매출은 한 달간 125% 늘었다.

전체 언더웨어 시장(1조7000억 원)에서 아동 및 주니어 속옷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2000억 원). 과거에는 대부분 부모가 구매자였지만 요즘은 다르다. 비비안 관계자는 “요즘 10대들은 직접 속옷을 고르려는 경향이 있어 그들의 취향을 디자인에 적극 반영한다”고 말했다.

교복도 서구화되는 10대들의 체형에 맞춰 변신하고 있다. 스쿨룩스는 지난해부터 ‘뉴바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달라진 10대들의 체형에 맞는 교복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스쿨룩스는 동서울대와 공동으로 초등학교 6학년생 395명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했다. 그 결과 여학생은 6년 전에 비해 △키 6cm △가슴둘레 4cm △허리둘레 2cm △엉덩이둘레 5cm 이상 늘어났다. 남학생도 △키 9cm △가슴둘레 3cm △허리둘레 5cm △엉덩이둘레 9cm 이상 성장했다. 스쿨룩스는 이에 맞춰 여자 학생복은 가슴둘레를, 남자 학생복은 허리둘레를 늘렸다. 스쿨룩스 디자인실 김현정 실장은 “교복 바지의 길이는 길어지고 폭은 좁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쇼핑 공간 안에 10대 전용 상품을 파는 구역도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 가든파이브점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10대용 화장품을 판매하는 ‘영스킨존’을 만들었다. 여드름 방지용 스팟클리어젤을 비롯해 미스트 비비크림 등 10대 전용 화장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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