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위스키 지고 유기농 식품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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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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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고객 구매실태 5년전과 비교해보니

직장인 손모 씨(41)는 거래처 임원에게 줄 설 선물로 올해 루이뷔통의 명함지갑을 선택했다. 그동안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한우 세트를 주로 구입해 왔지만 올해는 한우가 흔해져 ‘각별한 정성’을 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사 이모 씨(35)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아내와 함께 백화점을 찾았다. 결혼 후 시가에서 첫 명절을 맞은 아내를 ‘위로’하기 위한 쇼핑 나들이였다. 그는 아내에게 ‘오즈세컨’의 봄 신상품 니트를 선물했다.

이러한 명절 전후 쇼핑 행태는 대규모 데이터로도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이 1500만 명 규모의 고객관리시스템(CRM)을 활용해 롯데카드·멤버스카드 이용 고객의 설 명절 전후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5년 전인 2007년과 올해의 쇼핑 풍속도에서 질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은 주요 판매 품목을 52개로 나눠 2007년 설 직전 이틀(2월 16, 17일)과 2012년 설 직전 이틀(1월 21, 22일)의 품목별 매출을 비교했다. 백화점 측은 이 중 최근 5년간 전체 품목의 평균 매출 증가율이 150%를 훌쩍 뛰어넘는 아이템에 주목했다.

이 가운데 명절 직전 이틀간 남성용 지갑, 벨트, 고급 필기구 등과 여성 핸드백, 구두 등의 패션 잡화 수입 멀티숍 매출이 5년 새 무려 19배가량 성장해 52개 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루이뷔통 샤넬 구치 등 ‘A급’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10배 가까이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선물용으로 명품을 구입한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기농 식품도 매출이 395% 늘었다. 유기농 과일 선물 세트 위주에서 참기름 등 유기농 식자재로까지 품목도 다양화됐다. 이에 반해 전통적으로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었던 위스키는 같은 기간 매출이 60%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평균 증가율에 훨씬 못 미쳤다. 백화점 측은 이를 저도수 주류 선호와 참살이 트렌드 때문에 빚어진 현상으로 해석했다.

또 명절 여행족이 늘어나면서 스키용품과 등산복 등 스포츠, 아웃도어 용품의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전체 연령대 가운데 사회진출기(25∼29세)와 결혼적령기(30∼34세) 소비자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452%, 433% 늘어나 다른 연령대 대비 2배 가까운 신장세를 기록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향과 친척에 대한 유대감이 젊은층의 경우 더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명절 직후 이틀간의 쇼핑 패턴 가운데 남성 고객이 여성 패션 용품을 사는 비중이 평소보다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2007년 설 연휴 직후인 2월 20, 21일과 올해 설 직후인 1월 24, 25일의 매출을 비교해 본 결과 남성 고객이 여성 의류와 해외 패션 핸드백,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비중은 41% 증가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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