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석화, 아시아나지분 팔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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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3만주 담보해지해 압박
석화측, 제값못받을까 반발… “박삼구회장 유상증자 먼저”

산업 우리 KB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금호석유화학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분리를 앞당기기 위해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금호석화 측은 당장 지분 매각은 어렵다는 뜻을 밝혀 갈등이 예상된다.

26일 채권단에 따르면 채권단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지분 1400만여 주를 빨리 매각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금호석화 측에 전달했다. 채권단은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413만 주(전체의 7.7%)에 대한 담보도 해지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석화의 독자경영 및 자율경영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2010년 초 금호석화의 워크아웃 당시 담보로 잡아놨던 금호석화 보유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담보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의 의도대로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범금호가(家)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등을 지닌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나뉜다. 박삼구 회장은 최근 보유 중이던 금호석화 지분 전량을 처분했으며 동생 박찬구 회장도 지난해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하지만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 측이 금호석화 지분 매각으로 얻은 4000억 원의 돈을 금호산업이나 금호타이어 등의 유상증자 등에 사용하는 것부터 확인한 뒤에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이나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져야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올라갈 것이고 이때 지분을 매각해야 매각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현재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설사 지분을 매각한다 해도 좋은 가격을 받기 어렵고 주간사회사 선정 등 지분 매각 작업이 오래 걸리지도 않는 만큼 채권단의 빠른 매각 요구는 다소 지나치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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