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도 묵혀야 돈 맛… 10년 수익률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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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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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8개 장수펀드 고수익
올해 변동장세속 -7.75%… 국내수익형펀드 비해 선방

‘펀드는 묵혀야 제맛.’ 설정된 지 10년 이상 된 국내 주식형 펀드들이 최근 10년간 300%가 넘는 평균 수익률을 올리면서 장수펀드의 힘을 과시했다. 특히 이들 펀드는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 올해 롤러코스터 증시에서도 전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5일 기준 운용 순자산 100억 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 중 10년 이상 운용성과를 가지고 있는 펀드는 총 28개로 이들 펀드의 최근 10년 평균 수익률은 331.57%,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52.96%에 이르렀다. 2001년 설정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의 최근 10년간 수익률이 591.35%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종류C 5’와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 5(주식)’도 같은 기간 각각 531.49%, 410.16%의 수익을 거뒀다. 대표 장수펀드로 꼽히는 ‘하나UBS First Class에이스증권투자신탁[주식]Class C 3’도 10년 수익률이 313.88%에 달했다. 5년 수익률은 ‘알리안츠 베스트 중소형증권자투자신탁[주식](C/B)’이 129.80%로 가장 높았다. ‘삼성스트라이크증권투자신탁 1[주식](C 2)’과 ‘한국투자마이스터증권투자신탁 1[주식](A)’은 각각 78.36%, 72.31%의 수익률로 그 뒤를 이었다.

장수펀드의 힘은 변동성 컸던 올해 장에서도 통했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이 ―8.23%인 데 비해 이들 펀드는 ―7.75%로 나름대로 선방했다. 최근 5년 수익률이 장수펀드 중 가장 높았던 알리안츠 베스트 중소형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 올해 초 이후 수익률이 8.82%로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10년 수익률이 300%가 넘는 장수펀드의 대명사 ‘미래에셋디스커버리’와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종류C 5’는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27%였고 미래에셋인디펜던스 펀드 역시 ―12.11%에 그치며 부진해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사실 국내에는 장수펀드가 많지 않다. 장기투자에 대한 펀드 투자자들의 인식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10월 19일부터 11월 7일까지 3주간 수도권 및 6대 광역도시 거주민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1.3%가 현재 펀드에 투자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기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펀드 투자기간은 1∼2년이 23.2%로 가장 높았고 적절한 투자기간으로는 2∼3년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 리서치팀장은 “우리나라의 펀드 투자기간은 해외에 비해 다소 짧은 편”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주기적으로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사람들이 ‘한 번씩은 뺐다 넣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거치식은 시장의 변동성에 주목해야겠지만 돈을 모아나가는 적립식의 경우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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