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시장 ‘낸드’로 세대교체… 삼성-하이닉스가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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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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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리서치회사 가트너 놀우드 부사장 전망

가트너의 앤드루 놀우드 부사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SSD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가트너 제공
가트너의 앤드루 놀우드 부사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SSD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가트너 제공
최근 PC시장은 연일 나오는 악재에 울상이다. 선진국 경기는 좋지 않고, 소비자들은 PC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돈을 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국에 홍수가 나는 바람에 PC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PC에 들어가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량의 절반을 책임지던 태국 공장의 상당수가 홍수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C에 들어가는 D램 시장은 더욱 울상이다. D램 주력 상품 가격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오를줄 모르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D램 회사는 3분기(7∼9월)에 적자를 냈다.

하지만 D램의 하향세가 메모리 반도체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리서치회사인 가트너의 앤드루 놀우드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제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 기기에 모두 쓰이는 낸드플래시 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이 반도체 시장 주도한다


그동안 PC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왔고, D램이 메모리 시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낸드플래시 매출은 D램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놀우드 부사장은 2014년에는 낸드플래시가 D램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D램 매출은 지난해보다 26.6% 떨어지겠지만,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가 워낙 잘 팔려 약 20%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에 처음으로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소개됐다.

놀우드 부사장은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 PC 성장률도 높아지겠지만 스마트기기의 성장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2015년에는 스마트기기와 SSD가 반도체 수요의 75%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홍수로 HDD 생산이 줄어들면서 고급 PC에만 들어가던 SSD가 더 빨리 대중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HDD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올라가면서 SSD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낸드플래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하이닉스 지배력 더 강해진다


IT 패러다임의 변화가 반도체 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놀우드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D램 시장점유율 41.8%를 기록했다”며 “일본이 1980년대에 보여준 시장지배력 그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는 대만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 대만의 부(富)를 한국이 가져가는 격”이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스마트기기용 메모리반도체 비중을 높이며 산업 리더 자리를 굳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도 삼성전자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비중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D램도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에서 낸드플래시 비중을 45%까지 확대했고, D램 중에서도 모바일용 제품 비중은 71%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도 현재 낸드플래시 비중은 약 25%지만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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