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10월 이탈자금 3892억… ‘셀 코리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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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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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비해 30%수준에 그쳐… 채권은 오히려 매수도
코스피 연내 2000선 가능… 일부 “상승여력 없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전후로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분위기가 급반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국내 증시 이탈을 주도했던 유럽계 자금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멈춰 국내 증시가 연내 2,000 선을 재돌파할 수 있으리란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 반등이 유럽 재정위기의 일시적 완화에 따른 것으로, 해외발 악재에 언제든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 유럽계 자금 이탈 ‘뚝’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은 3892억 원에 그쳤다. 유럽 자금 이탈 규모가 8월 5조7905억 원, 9월 1조3165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서는 셀 코리아가 사실상 중단된 셈. 이 중 증시 이탈액은 8월 3조5649억 원에서 9월 9716억 원으로 줄었고 이달에는 27일까지 1759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채권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의 ‘팔자’세가 뚜렷하게 수그러들었다. 프랑스의 채권 순유출 금액은 8월 1조686억 원, 9월 8235억 원에서 이달에는 1105억 원으로 급감했으며 영국도 8월과 9월 각각 9246억 원, 8327억 원 순유출에서 이달 들어 순유입으로 바뀌어 469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거의 중단되자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은 활력을 되찾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급변동한 주가, 환율, 금리도 거의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코스피는 1,900 선을 빠르게 회복했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줄어들어 채권금리도 원래 수준으로 복귀했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연중 최고치로 올라섰던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역시 8월 초 위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국 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CDS프리미엄은 28일 현재 1.27%로 미 신용등급 강등 직전인 8월 4일의 1.12%에 근접했다.

○ 코스피 2,000 다시 밟을까

전문가들은 증시 주변 여건이 돌발적 악재를 만나지 않는다면 코스피의 연내 2,000 재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CDS가 60%에서 35% 이하로 떨어졌으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급락 전의 50% 수준을 회복하는 등 글로벌 금융권의 위험지표들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세부 조율과정에서 마찰이 있을지 모르나 최악의 위기는 통과한 만큼 코스피가 다시 한 번 2,000을 넘볼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한동안 시장을 공포로 이끌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한풀 꺾이며 시장의 관심은 미국, 중국 경기로 모아지고 있다”며 “미국은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많은 데다 최근 경제지표 역시 그간 우려가 과도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2,000 선 안착에 나서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0을 돌파할 만큼의 상승 여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신중론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의 자본 확충방식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방식 등이 결정되지 않은 데다 금리 인하, 부양책 등 경제성장 대책 등에 대한 합의 역시 나온 게 없기 때문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랠리는 이번 합의안에 대한 일종의 축하행사”라며 “코스피 1,980 정도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장세)의 한계”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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