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경기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본보기집을 찾은 주부 이모 씨(39)는 전용면적 84m²에 마련된 ‘원스톱 세탁 공간’에 시선이 꽂혔다. 안방 앞 발코니가 세탁과 빨래 건조, 세탁용품 수납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으로 변신한 것. 특히 높낮이와 너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송풍 기능까지 갖춰 빨래를 쉽게 건조시킬 수 있는 전동 빨래건조대도 설치돼 있었다. 이 씨는 “장마철같이 습기가 많은 날엔 빨래 말리기가 어려운데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게 눈길이 간다”며 “건설사가 주부들의 마음을 잘 읽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심(女心)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무장한 아파트가 늘고 있다. 주택을 구입할 때 주부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여성을 사로잡기 위한 맞춤형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단지 내부에 주부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집안 내부에 수납공간을 대폭 늘리는 것은 기본. 화장대에 티슈 넣는 곳까지 따로 만들 정도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추세다.
○ 여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당진2차 푸르지오 84㎡C형의 주방 수납장.10월 말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입주하는 ‘한강신도시 우미린’은 단지 1층에 분당의 정자동 카페거리를 연상시키는 야외 카페테리아를 꾸몄다. 또 단지 내에 어린이 실내놀이터인 키즈카페를 만들어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전용면적 105∼130m²의 1058채로 이뤄진 대단지다.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서 분양 중인 ‘의왕내손 e편한세상’은 커뮤니티 시설로는 드물게 샤워시설, 탈의실을 갖춘 찜질방이 만들어진다. 또 주부의 일손을 덜 수 있도록 집에 찾아온 친구나 친척들이 자고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도입된다. 이 아파트는 13∼25층짜리 32개 동에 2422채로 이뤄진 매머드급 단지로 지하철4호선 인덕원역이 가깝다.
11월 초 경기 평택시 서재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평택 서재 자이’는 단지 내 공원에 유모차를 주차할 수 있는 장소가 별도로 설치된다. 경기 파주시 교하읍에 들어서는 ‘교하신도시 롯데캐슬’도 놀이시설, 동화구연실이 결합된 키즈카페와 엄마와 자녀가 다른 입주민들과 어울려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맘스카페가 조성된다.
대전 도안신도시의 ‘도안신도시 우미린’은 단지 내 카페테리아와 키즈카페는 물론이고 주부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취미,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요리 수업이 가능한 쿠킹룸을 별도로 만든다.
○ “수납의 여왕이 될 수 있도록”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코너 수납장’.수납공간을 최대한 마련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충남 당진군 당진1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에서 분양하는 ‘당진2차 푸르지오’는 집안 곳곳의 죽은 공간이었던 기둥이나 모퉁이에 ‘다기능 코너 수납장’을 설치해 수납공간을 대폭 늘렸다. 전용 84m²의 안방에는 ‘워크 인 클로젯(사람이 들어가서 수납할 수 있는 공간)’ 형태의 넉넉한 드레스룸도 설치된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60∼84m²의 572채로 이뤄졌으며 앞서 2009년 분양한 ‘당진1차 푸르지오’ 898채와 함께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된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동에서 분양 중인 전용 84∼115m², 963채의 ‘래미안 영통 마크원’도 복도 벽 내부를 수납공간으로 만든 ‘복도 창고’가 주부들의 눈길을 끈다.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는 대우건설과 LG하우시스가 공동 개발해 특허를 받은 ‘더블수납 주방’을 도입했다. 싱크대 벽체 중간에 레일이 달린 선반을 설치해 수납공간을 대폭 늘렸다. 당진2차 푸르지오의 강남희 분양소장은 “주부들이 좋아하는 수납공간을 더 많이, 더 좋게 설계하면 분양 성적도 좋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수납 부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 티슈 보관함, 욕실 빨래수거함 등 아주 작은 것도
최근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주부들을 배려한 설계가 도입되는 추세다. ‘래미안 영통 마크원’은 욕실 벽면에 수건, 속옷 등의 세탁물을 넣을 수 있는 ‘매립형 빨래수거함’을 만들었다. 가족들이 여기저기 벗어둔 양말이나 속옷을 치워야 하는 주부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한 아이디어다.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현관 입구에는 열쇠나 우편물을 보관할 수 있는 액세서리 수납장을 만들었다. 외출할 때마다 열쇠를 찾느라 허비하는 시간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그릇이나 접시 크기가 커지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주방에는 기존 씽크대보다 10cm 큰 대형 개수대가 설치된다. ‘의왕 내손 e-편한세상’도 기존 주방보다 부피가 25% 이상 큰 대형 개수대를 도입했다. ‘도안신도시 우미린’은 수납장 안에 티슈를 넣어 아래로 빼서 사용하는 ‘티슈 디스펜서’가 설치된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들어서는 ‘강서 한강 자이’는 안방 파우더룸 화장대에 보석함처럼 뚜껑을 위로 올리는 서랍장을 설치해 여성들이 각종 보석이나 귀중품을 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여심 공략법이 갈수록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다”며 “여성의 심리와 니즈, 생활패턴을 분석해 디테일한 디자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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