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임원진 인사태풍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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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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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장 윤용로 유력… 주택금융公 사장 등 교체
우리-KB국민은행 부행장 10명 연말 정기인사 예정

주요 금융지주회사에서 적지 않은 임원들의 임기가 속속 만료되면서 연말 정기인사와 맞물려 조만간 금융권에 인사태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협회장, 주택금융공사사장, 금융연구원장 등 금융업계의 수장(首長) 자리를 놓고도 하마평이 무성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는 합병이 가시화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인사가 특히 관심을 끈다.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두 은행의 합병에 속도가 붙으면서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조만간 외환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른 연쇄 후속인사의 폭도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프라이빗뱅킹(PB)에 강점을 지닌 하나은행 임원들과 외환업무에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 임원들의 자리를 맞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9명의 하나은행 부행장 전원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고, 외환은행의 부행장 8명 중 4명도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금융지주는 김정한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담당 전무가 20일자로 2년 임기를 끝내고 사임했다. 김 전무는 고려대를 나와 1983년 상업은행에 입행했고 올해 초 이순우 현 행장과 함께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우리금융은 연말까지는 황록 미래전략담당 전무가 김 전무의 업무를 대행하지만, 이 자리를 넘보는 은행 안팎의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누가 후임으로 올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팔성 회장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임원 대부분이 고려대 출신이라 비고려대 출신 임원이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부행장 23명 중 7명도 연말에 임기가 끝난다. 이순우 행장이 취임 후 단행하는 첫 번째 연말 정기 인사여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연말이면 부행장 10명 중 3명의 임기가 끝난다. 성과급 때문에 이 은행 노조가 8월부터 ‘천막투쟁’ 중이어서 직원 사기 측면에서 대규모 승진 인사를 실시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올해 말에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없지만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행장의 취임 후 첫 연말 인사여서 인사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협회장, 주택금융공사 사장 인선도 주목을 끈다. 다음 달 2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신동규 현 은행연합회장의 후임으로는 그간 우리은행장을 지낸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이 경쟁했으나 최근에는 박병원 전 우리금융 회장이 가세한 구도가 됐다. 12월 초에 현 이우철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생명보험협회장은 이 회장의 연임설이 나오는 가운데 홍영만 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최수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각각 내년 2월과 3월에 임기가 끝나는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의 후임도 관심을 모은다.

한편 김경호 전 사장이 취임 두 달 만에 물러난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주말 이사회를 열어 신임 사장 선정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 차기 사장으로는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인사에서도 물망에 올랐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 태응렬 주택금융공사 사장 직무대행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중 금융위 1급인 김주현 사무처장이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금융위도 연쇄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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