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21세기 슈퍼카 타고 13세기 중세로… 페라리에 올라 기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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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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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30스쿠데리아 쿠페와 함께한 이탈리아 오르비에토

‘성체성혈의 기적’을 기념해 13세기에 교황청이 오르비에토에 지은 대성당 앞에 선 페라리 F430 스쿠테리아. 당시 십자가상이 흘린 피에 젖은 성체포가 성정의 제단 위에 모셔져 있다.
‘성체성혈의 기적’을 기념해 13세기에 교황청이 오르비에토에 지은 대성당 앞에 선 페라리 F430 스쿠테리아. 당시 십자가상이 흘린 피에 젖은 성체포가 성정의 제단 위에 모셔져 있다.
《이탈리아 취재 중에 슈퍼카 페라리에 올랐다. 삼성카드 여행팀이 자체 개발한 ‘슈퍼카 페라리 셀프드라이드 체험여행’의 코스 평가 요청과 더불어 제공된 차량이었다. 이 상품은 여행자가 슈퍼카를 직접 운전하는 투어. 아쉽게도 그날 내 미션은 ‘코스’ 테스트였다. 그래서 운전할 기회는 갖지 못하고 옆 좌석에 탔다. 그래도 근육질에 강심장의 페라리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굉음을 오감으로 맛봄과 동시에 시속 260km를 가리키는 속도계 바늘 끝이 자극하는 쾌감만큼은 충분히 맛봤다. 그 섹시한 드라이빙 투어코스로 안내한다.》
교황청이 있던 중세도시 오르비에토의 골목을 빠져나오는 빨간색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삼성카드의 프리미엄 맞춤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이 차를 직접 몰고 이탈리아를 여행할 수 있다.
교황청이 있던 중세도시 오르비에토의 골목을 빠져나오는 빨간색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삼성카드의 프리미엄 맞춤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이 차를 직접 몰고 이탈리아를 여행할 수 있다.
오후 2시. 멋쟁이 이탈리안 남자가 빨간 페라리를 몰고 로마역 근처 내가 묵는 호텔을 찾아왔다. 페라리의 등장에 골목길은 막혀 버렸다. 기웃대며 촬영하는 구경꾼 탓. 외국에서야 그렇다고 치자. 이탈리아에서까지도 그렇다니…. 페라리는 역시 페라리였다.

날 태우러 온 차는 F430 스쿠데리아 쿠페. 2007년 프랑크푸르트 오토쇼에서 처음 소개된 슈퍼카다. 4.3L V8엔진에 출력 515마력. 스쿠데리아는 ‘안정된 말 타기’를 뜻하는 페라리 모터레이싱 팀 이름이다. 이 차는 반응속도가 놀랍다. 기어변속타임이 0.06초다. F1머신과는 100분의 1∼3초 차. 접목된 F1 경주차의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3.6초.

완벽에 가까운 이 차. ‘톱 기어’(영국의 인기 있는 TV 자동차프로그램)의 제러미 클라크슨(진행자)도 같은 생각일까. 그랬다. ‘어떤 람보르기니도 따라가지 못할 차’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근데 저 특이한 차체는 글쎄, 유인원이 용접한 건가….” 곡선의 우아한 정면과 달리 우락부락한 직선의 뒷면을 꼬집은 촌평이다.

드디어 A7 피렌체행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목적지는 서북쪽 100km 거리의 오르비에토(움브리아 주 테르니 현). 페라리 430 스쿠데이라가 본색을 드러냈다. 가속하자 엔진 굉음으로 실내가 진동했다. 페라리는 좌석이 두 개뿐이다. 뒷좌석은 엔진 차지. 실내와 엔진룸 사이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엔진은 두 개의 페라리 로고가 선명한 빨간색 흡기구 원통 두 개뿐.

운전모드를 ‘레이스(race)’에 놓자 급가속이 좀 더 격렬해졌다. 순간적인 변속 때문인데 그때마다 움칫움칫 몸이 시트에 들러붙었다. 속도계는 몇 초 만에 120km를 가리켰다. 그런데 그 바늘 위치가 생소했다. 보통 차라면 12시 위치인데 이차는 여태 9시였다. 12시를 보니 240km다. 최고속도(360km)도 3시다. 3시∼6시는 공백. 3시 이후 가속해도 바늘이 돌아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탈리아의 중세도시는 대부분 구릉 정상에 건설됐다. 공격에 대비한 생존 전략의 산물이다. 그런데 한때 교황청이 있었던 오르비에토는 더 특별했다. 성산일출봉을 연상케 하는 절벽산악 꼭대기(해발 325m)였다. 교황청 덕분일까, 산정도시의 규모는 의외로 컸다. 그러나 길은 중세 때 건설된 좁은 골목뿐. 페라리는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중세골목을 비집고 도시의 중심, 두오모(대성당)광장에 도착했다.

13세기 이 교황좌 성당(교황 33명 주석)은 그 어떤 성당보다도 외관이 화려하다. 그러나 이곳을 찾게 만드는 핵심은 성당 안에 있다. 제단의 중앙,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서있을 자리에 모셔진 기적의 ‘성체포’(성체전례 중 제단에 까는 포)다. 때는 1264년. 프라하(체코)의 베드로 사제는 미사 때마다 ‘성찬의 전례’에 먹고 마시는 성체(聖體·빵)와 성혈(聖血·포도주)이 정말로 예수님의 피와 살인지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볼세나의 성당에서 미사 집전 도중 십자가상에서 흐른 피로 제단이 흠뻑 젖은 걸 발견한다. 교황청은 즉각 조사에 나섰고 이 사건은 ‘성체의 기적’으로 선포됐다. 오르비에토 대성당은 기적을 기념해 지은 것(1290년). 그래서 예수님 대신 성체포를 제단에 모셨다.

이곳을 내가 빨간 페라리로 찾은 것은 우연이었다. 하지만 천주교 신자인 내겐 그것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나 역시 성체성혈의 신비를 의심해왔으므로.

오르비에토=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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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여행팀이 트래블 스페셜리스트와 고객의 1대1 상담을 통해 디자인해주는 상품. ‘슈퍼카 페라리 셀프드라이브 체험여행’도 그중 하나.

첫날은 클래식&빈티지 카레이스 코스로 이름난 로마 외곽 밀레미야 코스, 둘째 날은 피렌체, 셋째 날은 로만코스트 해안을 드라이브(하루 200km씩)한다. 미슐랭 별등급, 스타셰프 레스토랑에서 구어메와 와인 테이스팅을 즐기는 ‘홍콩 프라이빗 미식여행’(3일)도 있다. 1688-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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