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2명 등기-사외이사로… 히스토스템 ‘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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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실적이 악화된 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소액주주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재기를 도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대혈 관련 바이오 기업인 히스토스템과 이 회사 소액주주연대는 소액주주 2명을 등기이사와 사외이사로 선임해 경영에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사를 운영하는 천흥철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등기이사를 맡았고 서울의 한 피부과병원 원장인 김희철 씨가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소액주주가 이사를 맡아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009년 매출액 66억9000만 원, 영업이익 20억 원을 올린 이 회사는 2010년 4월 기존 코스닥 상장기업인 퓨비트와 합병한 뒤 히스토스템 이름으로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히스토스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우회상장 직후 발생한 경영권 분쟁이었다. 히스토스템 경영진과 퓨비트의 대주주가 갈등을 빚은 것. 이 때문에 지난해 매출액이 15억 원으로 감소하며 41억 원의 영업손실까지 봤다. 특히 퓨비트 대주주가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6월 검찰에 기소되자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히스토스템 측은 “횡령 사건은 합병 이전에 당시 히스토스템과 무관한 퓨비트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기소된 전 대주주는 현재 히스토스템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결성된 소액주주연대는 약 25%의 히스토스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히스토스템의 최대주주 지분은 12%이며 전체 지분의 85%를 소액주주들이 나눠 갖고 있다. 천흥철 대표는 “세계 최대 공여제대혈 보유기업이 내부 분란에 휩쓸려 위기에 처한 게 안타까워 이사로 나서게 됐다”며 “상장폐지 여부와 무관하게 앞으로 투명하고 체계적인 경영이 이뤄지도록 감시와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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